SM6, 쏘나타 제치고 중형세단 월간 1위

10년만에 월 판매량 1위…지속여부 관심

카테크입력 :2016/04/04 15:51    수정: 2016/04/04 16:17

정기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제치고 월간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르노삼성이 중형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를 제친 건 2006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르노삼성 SM5는 6천37대가 팔려 현대차 NF쏘나타(3천943대)를 2천94대 차이로 제치고 중형 승용차 분야 판매 1위는 물론 전체 베스트셀링카에도 오른 바 있다.

이에 따라 SM6의 약진이 얼마나 지속될 지 관심을 끈다.

SM6는 출시 전 사전계약 1만여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했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M6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6천751대가 팔려 쏘나타(6천442대·구형 YF모델 제외)를 309대 앞서며 새롭게 왕좌에 올랐다. YF쏘나타는 택시용으로만 판매된다. 지난달 판매량에서 LF쏘나타의 택시 수요와 렌터카를 제외하면 SM6와의 순수 승용 판매량 격차는 더 커진다. 다만 YF모델(611대)을 더한 지난달 쏘나타 총 판매량은 7천53대로 SM6를 302대 앞선다.

SM6(사진=르노삼성)

쏘나타가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월간 판매량 1위를 놓친 것은 2010년 6월 첫 선을 보인 기아차 K5에 밀린 이후 처음이다. K5는 1만673대가 팔려 쏘나타(9천957대)를 따돌렸고, 같은해 8월까지 3개월간 K5의 우세는 계속됐다. 당시 쏘나타는 2009년 9월 출시된 신형 YF 모델과 구형 NF 모델이 함께 판매됐다. 구형을 판매량에서 제외하면 판매량 차이는 더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SM6가 신차 효과를 앞세워 LF쏘나타를 판매량에서 소폭 앞섰다"면서 "쏘나타의 구형 모델 판매량을 제외한 수치지만, 중형세단 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자로 군림해 왔던 쏘나타를 제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SM6 LPG 모델은 장애인 대상으로만 팔리고 있지만 조만간 택시 판매가 시작되면 LF와 YF를 합친 쏘나타와의 총 판매량에서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레저용차량(RV)와 준대형급 이상의 고급차에 밀려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SM6의 인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중형세단 판매 비중은 2013년 17.6%에서 2014년 17%, 2015년 15.8%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중형차 시장의 감소는 기술의 진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기존 중형세단이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SM6는 단순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감성적·기술적 요구사항과의 간극을 매꾸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SM6 인기, 계속될까

지난달 판매가 본격화된 SM6는 지난달 이미 2만대가 넘는 계약 건수를 달성했다. 공식 출시 첫 달 누적계약이 5월까지의 판매 목표량을 돌파한 셈이다. 르노삼성은 차질없는 물량 공급을 위해 현재 생산라인을 주야간으로 풀 가동하고 있다.

SM6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SM시리즈와 전기차 SM3 Z.E, QM5, 수출차 로그 등 주요 차종들과 함께 1개 조립라인에서 혼류 생산된다. SM6의 공급을 위해 다른 차종의 생산을 조정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당초 SM6의 올해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잡았다. 회사 내부에서는 현재 판매 추세를 이어갈 경우 내심 올해 6만대 이상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주년 기념모델 쏘나타 와일드 버건디(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통상 3개월여로 여겨지는 신차 효과 기간을 넘어 SM6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실제 LF쏘나타도 출시 직후인 2014년 4월(1만5천392대)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이후 월판매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7월 신형 모델을 선보인 신형 K5는 출시 첫 달 단 5일이라는 짧은 판매 기간 동안 4천185대가 판매되며 기염을 토했다. 같은해 12월 7천951대까지 판매량이 치솟았으나 올 들어 1~2월 월간 판매량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달에는 4천255대가 팔리는 데 그쳐 만년 2위 자리도 넘겨주고 시장 3위로 내려앉았다.

내달 출시를 앞둔 한국GM '신형 말리부' 등 경쟁모델의 시장 가세도 향후 SM6의 판매량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점차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월 대비 19.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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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관계자는 "SM6의 인기는 단순한 신차 효과가 아닌 감각적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감성적인 혁신 기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성능 등 제품 차별화를 통해 한 단계 고급화된 중형세단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올 여름께 1.5리터 디젤 모델을 추가 투입, 신차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입차로 발길을 돌리던 30~40대 구매자들로부터도 호응을 얻고 있어 판매량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