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바 저작권 피해액 93억달러? 터무니없다"

'자바전쟁' 5월 9일 파기환송심 앞두고 오라클 서면 반박

컴퓨팅입력 :2016/04/01 11:06

구글이 최근 자바API 저작권료로 93억달러를 내놓으라 한 오라클에게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사는 6년전 오라클이 안드로이드에 자바 지적재산권을 도용한 구글을 고소한 뒤 1, 2차 소송전을 통해 각자 승패를 한 번씩 겪고, 오는 5월초 파기 환송심이라는 3차전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자바API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오라클이 며칠 전 담당 법원에 자사 피해 액수를 93억달러로 산정한 외부전문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관련기사: 오라클 "구글, 93억달러 내놔"]

구글은 이걸 어떻게 반박했을까? 미국 지디넷은 3월 31일(현지시각)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무단 사용된 자바API 저작권 피해 규모가 93억달러에 달한다는 오라클의 주장에 대항해 반박서면(Rebuttal)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반박서면을 통해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발에 사용된 자바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참조링크: Google to Oracle: Your $9.3bn Android Java damages claim is mad]

오라클이 93억달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제임스 말라코우스키의 견해에 근거한다. 그는 미국 투자은행법인 '오션토모'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데 이번 재판에서 오라클의 피해규모 산정을 위한 외부전문가로 오라클 측에 섭외됐다. 그는 구글이 냈어야 할 자바API 저작권 라이선스료를 4억7천500만달러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벌어들인 부당이득에 대한 배상 성격으로 88억2천900만달러를 책정했다.

현존 안드로이드가 자바API를 써서 만들어졌다면, 자바API가 없었다면 안드로이드의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었다고 봐야 할까?

오라클이 기본 저작권료보다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구글이 취한 이익을 근거로 훨씬 큰 규모의 배상을 책정한 이유는 그만큼 안드로이드를 만들 때 자바API의 중요성이 컸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구글은 오라클이 제출한 문건의 제시된 피해 액수와 자신들이 섭외한 외부전문가 의견이 완전히 불일치한다고 반박했다. 구글 측 외부전문가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코드베이스 대부분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오라클 측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번 수입에서 그만한 몫을 챙길만한 자격은 없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또 그 액수를 산정하는 전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논리를 폈다.

그럼 구글 쪽에서 내세운 저작권료 내지 피해 배상액의 적정선은 얼마일까? 공개된 수치가 없어 확실치 않다. 구글 입맛에 맞는 견해를 제시할 외부전문가 논리는 아직 없을 지도 모른다. 다만 오라클이 제출한 별도 서면은 구글이 산정한 피해 규모를 1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한다.

구글이 배상 규모 산정 논리를 확실히 드러내진 않은 가운데, 오히려 중립적일 것이라 믿어야 할 파기환송심 재판부 측 외부전문가가 구글에 불리한 논리를 펼 가능성이 엿보인다.

구글도 저작권료 산정을 위해 제임스 컬 박사라는 인물을 찾긴 했다. 그는 애초에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외부전문가 자격으로 섭외된 사람이었다. 그러나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구글은 컬 박사가 제안한 산정 방식에 퇴짜를 놨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재판 기록으로 남기지 않길 바랐다. 자신들이 반대한 저작권료 산정 방식을, 배심원들이 '그럴싸하다'고 여기면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컬 박사는 사실 오라클 측에서 꺼린 외부전문가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그를 외부전문가로 지명했을 때 구글은 문제될 게 없다고 봤지만, 오라클은 그가 중립적인 인물이 아니라 주장했다. 컬 박사가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간 소송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유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작년말 컬 박사의 자격상실을 원한 오라클의 신청을 기각하고 환송심을 당초 일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관련기사: 구글, 자바 소송 최악의 시나리오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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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우려와는 정반대로 어쩌면 컬 박사는 정말 공정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거나, 오히려 오라클에 더 유리한 견해를 갖고 있는 전문가일 수도 있다.

구글이 컬 박사의 산정 방식을 거부한 이유는 그의 논리에 포함된 3가지 오류 떄문이었다. 하나는 그가 "구글이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이익을 늘려 줄 개발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한 것이 자바"라는 오라클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 다른 하나는 그가 "구글이 자바API를 베끼지 않았더라면 페이스북과 우버같은 회사들이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을 꺼렸을 것"이라 추정했다는 점. 마지막 하나는 그가 "자바API가 아니었다면 안드로이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본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