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 출시] LG전자 다섯번째 'G'의 자신감

'놀아보자' 승부수...예판 없이 갤S7과 맞대결

홈&모바일입력 :2016/03/30 11:33

“Life’s Good When You Play More”

LG전자 G5가 발표되던 무대 배경부터 G5의 교체형 배터리에 쓰여진 문구다. 국내 출시에 앞서 전국 각지에 마련된 체험존은 놀이터(Playground)가 콘셉트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G5를 두고 “모험 가득한 삶의 즐거움을 전하겠다”고 거듭 강조한다.

G5는 LG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가 달린 제품이다.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 전망까지 나오는 데 LG전자는 '어디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고 한다. 호기롭게 보이는 패기에 자신감도 묻어난다. 이 정도 승부수면 통할 것이란 계산이 미리 짜여진 것처럼 놀아보자는 역설이 흥미롭다.

세계 첫 모듈러 방식을 취한 것부터 남달랐다. 특히 G5는 데뷔 무대부터 특별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 모바일 산업 관계자들이 모두 주목하는 MWC 2016의 첫 막을 연 것도 LG G5였다.

옵티머스 시리즈, G 시리즈를 줄곧 선보인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으로 MWC 무대에 오른 것은 G5가 처음이다. 자체 발표 행사를 해왔을 뿐 글로벌 격전지에서 맞싸움을 벌인 적은 없었다.

G5 발표 언론 초대장을 발송할 때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발표 다섯시간을 앞둔 시점에 G5를 공개하겠다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맞서 싸워 질 이유가 없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발표 무대는 클럽 DJ를 동원해 온통 놀이터로 만들었다. 한시간 남짓 동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놀이가 시작된다’는 초대장 문구답게 모든 시선을 빨아들였다.

31일 글로벌 출시를 하루 앞두고 LG전자는 G5 국내 출고가를 갤럭시S7과 똑같이 책정해 발표했다. 모듈러 방식인 탓에 제조 원가가 올랐지만 '많이 팔면 된다'고 별 개의치 않았다. 같은 값에 누가 더 많이 파는지 두고보자는 식이다.

영화 트랜스포터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배우 제이슨 스타뎀을 TV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글로벌 시장에 내보낼 광고에도 힘을 실었다. 미국 슈퍼볼 경기에 앞서 TV 광고를 한 적은 있지만, 해외에서 전략 스마트폰 마케팅을 이처럼 공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역시 자신감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국내에서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앞둔 회사들이 일주일 가량 관례적으로 하던 예약판매도 하지 않았다. 대신 전국 주요 1천500여개 매장과 대규모 제품 체험존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와서 직접 써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의미없는 예판보다 단 한번의 체험이 고객을 이끌는 최상의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여의도 LG 트윈타워 내에도 체험존이 차려졌다. LG그룹 직원들도 신기한 듯 몰려 제품 개발 담당자에 각종 기능을 물어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LG전자나 이통사가 예약판매를 하지 않았지만 일부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들이 자체 예약가입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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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에 기본 탑재된 앱 하나가 유독 눈길을 끈다. 'LG 백업'이란 앱이다. G5를 구입하면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이나 메모를 그대로 옮겨올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카카오톡 기존 대화 내용까지 다 끌어온다. 이전에 어떤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지 상관 없이 G5로 편하게 바꾸라는 자신감이다.

조준호 사장은 “스마트폰 제조사라면 다 알려진 성능이나 기능을 가지고 가성비를 내세운 보급형 제품을 내놓기 보다 정말 독특한 가치로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 LG폰만이 가진 재미를 보유한 모든 기술과 상상력을 조합해서 구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