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 잇는 '티볼리 에어', 준중형SUV 시장 '흔들'

보름여 만에 2천600대 계약...1.7ℓ급 경쟁모델 대비 가성비↑

카테크입력 :2016/03/28 08:42

정기수 기자

쌍용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성공 신화가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로 재현될 조짐이다.

지난해 1월 출시된 티볼리는 쌍용차 실적 개선을 이끌며 새로운 효자 차종으로 떠올랐다. 작년 내수시장에서만 총 4만5천21대가 팔려나가며 해당 차급에서 부동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잡았다. 수출 역시 1만8천672대로 전체 물량 중 40%가량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며 국내외에서 총 6만3천693대가 판매돼 2004년 렉스턴(5만4천274대) 이후 단일 차종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웠다.

평균 3개월여로 여겨지는 신차효과 기간을 훌쩍 넘어 1년이 넘은 올해 들어서도 월평균 3천여대 이상의 꾸준히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티볼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실적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8분기 만에 영업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티볼리 에어 전측면(사진=쌍용차)

쌍용차는 티볼리의 여세를 몰아 티볼리 에어로 올해 준중형 SUV 시장까지 장악한다는 복안이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의 리어 오버행(후면부터 뒷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을 245mm 늘려 기존 숏바디 모델의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던 적재공간을 대폭 확대했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423ℓ에서 720ℓ까지 늘어났다. 여행용 가방 4개를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천440ℓ까지 확장된다. 전장이 늘어났음에도 고속 주행시 핸들링과 직진성, 안정감은 오히려 티볼리보다 향상됐다는 평가다.

28일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 에어의 계약 대수는 지난 24일 기준 2천600여대를 돌파했다. 이달 2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티볼리 에어는 8일 공식 출시와 함께 본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영업일수(16일) 기준 일평균 160여대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장 계약해도 신차를 건네받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린다. 현재 추이를 이어갈 경우 이달말까지 3천400여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티볼리 에어의 판매 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티볼리를 합한 브랜드의 총 글로벌 판매 목표량은 9만5천대다.

경쟁 차종은 현대차 투싼 1.7 모델과 기아차 스포티지 1.7 모델 등이다. 지난해 신형 모델이 출시된 투싼과 스포티지에는 1.7 디젤 다운사이징 모델이 추가됐다.

티볼리 에어 트렁크(사진=쌍용차)

■쌍용차 "소형·준중형 SUV시장 모두 잡는다"

국내 소형 SUV시장은 지난해 8만6천233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61.9% 늘어났다. 이 중 쌍용차의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훌쩍 넘는다. 작년 시장 규모를 본격적으로 소형 SUV 판매가 시작된 2013년과 비교하면 무려 618.7% 급증했다.

기존 모델에서 다운사이징 된 1.7ℓ급 준중형 SUV(엔트리 준중형 모델)이 가세하며 전체 SUV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SUV 판매는 전년 대비 33.9% 늘며 전체 승용차시장 상승세(9.3%↑)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세단 모델은 2.9%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운사이징 트렌드 속에 소형(B-세그먼트)과 준중형(C-세그먼트)의 시장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쌍용차가 내놓은 티볼리 에어는 투싼·스포티지의 1.7ℓ급 준중형SUV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소형과 준중형 시장의 분리를 통해 기존 티볼리와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티볼리 에어 실내(사진=쌍용차)

실제 당초 일각에서 우려했던 모델 간 간섭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티볼리를 포함한 티볼리 브랜드의 이달 전체 계약 대수는 6천400여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티볼리의 월평균 판매대수는 3천700여대 수준이다. 올 1월과 2월에도 각각 3천222대, 3천374대가 판매됐으며 티볼리 에어가 출시된 이달에도 3천800여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티볼리의 기존 수요는 유지하면서 티볼리 에어로 레저활동 등 높은 공간 활용성을 원하는 새로운 고객층을 잡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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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는 1.7ℓ급 준중형 SUV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기존 성능 중심의 준중형 SUV시장에서 분리돼 새로 형성되고 있는 경제성 중심의 엔트리 준중형 SUV 시장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기존 숏바디 모델의 꾸준한 수요와 새로운 롱바디 모델에 대한 호평은 티볼리 브랜드가 지닌 개성있는 디자인과 안전성, 상품성, 가격 경쟁력 등 경쟁모델에 비해 뛰어난 가성비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볼리 에어 후측면(사진=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