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롱바디'의 마술...'티볼리 에어'의 변신

적재공간 대폭 늘리고 성능 개선...가성비 만점

카테크입력 :2016/03/23 10:12    수정: 2016/03/23 10:57

정기수 기자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의 출시 초반 흥행 몰이가 거세다.

지난해 소형 국내 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효자 차종으로 부상한 티볼리의 바통을 이어받아 준중형 SUV까지 장악력을 확장할 기세다. 티볼리 에어의 경쟁 차종은 기존 1.7ℓ급 SUV다. 소형은 물론 준중형 SUV 소비자 모두를 사로잡겠다는 게 쌍용차의 복안이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의 리어 오버행(후면부터 뒷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를 늘려 기존 숏바디의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던 적재공간을 대폭 확대했다. 1.7ℓ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SUV 본연의 공간 활용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티볼리 에어 주행 모습(사진=쌍용차)

출시 초반 인기몰이는 성공했다. 이달 2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티볼리 에어는 8일 공식 출시와 함께 본 계약이 진행 중이다. 지난 21일 마감 기준 사전계약 포함 총 2천200여대가 계약됐다. 영업일수(13일) 기준 일평균 170여대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추이를 이어간다면 이달말까지 3천여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를 받기 위해서는 한 달 이상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다. 티볼리, 코란도C 등과 티볼리 에어를 혼류 생산하는 평택공장 조립1라인은 이미 풀가동에 들어간 지 오래다.

사전계약에 들어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티볼리 모델에 버금가는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티볼리는 총 4만5천21대가 팔려나갔다. 월평균 판매대수는 3천700여대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3천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티볼리 에어가 출시된 이달에도 3천300여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티볼리를 포함한 티볼리 브랜드의 이달 전체 계약 대수는 5천500여대 수준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양 모델의 계약 대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티볼리 에어 출시 이전 우려했던 상호판매간섭 없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티볼리의 기존 수요는 유지하면서 레저활동 등으로 높은 공간 활용성을 원하는 새로운 고객층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올 한해 국내외에서 티볼리 에어 2만대, 티볼리 7만5천대 등 티볼리 브랜드로 총 9만5천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쌍용차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 시승행사를 위해 서울 마리나클럽&요트에 주차된 티볼리 에어(사진=지디넷코리아)

티볼리 에어의 시승은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요트에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을 왕복하는 약 10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풀옵션이 적용된 RX 플러스패키지 트림이다.

전면부는 기존 모델처럼 미니멀리즘이 극대화된 그릴과 바벨 타입의 범퍼가 적용됐다. 다만 범퍼 디자인을 날개 형상으로 디자인하고 포그램프 주변에는 크롬 몰딩을 적용해 역동성과 고급감을 더했다. 측면은 코란도 투리스모에 적용된 두꺼운 C필러를 적용, 늘어난 전장에도 안정감 있는 차체 비율을 구현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를 일반적인 슈팅브레이크(쿠페스타일 왜건)의 차체 비율 '오버행(1.9) : 휠베이스(5.9) : 리어행(2.2)'에 맞춰 설정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를 개발하면서 SUV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며 "유럽 컴팩트 SUV나 국산 준중형 SUV의 차체 비율을 벤치마킹했다"고 부연했다.

티볼리 에어의 전장과 전고 비율은 10 : 3.68이다. 아우디 Q3나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스포티지의 전장과 전고 비율은 10 : 3.66~3.67 수준이다.

티볼리 에어 실내(사진=쌍용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탁 트인 시야가 만족스럽다. 기분에 따라 여섯 가지 컬러로 바꿀 수 있는 클러스터(계기판)도 눈길을 끈다. D컷 스티어링휠도 멋스럽다. 다만 운전석과 달리 조수석에는 통풍 시트가 제외된 채 열선 시트만 적용된 점은 아쉽다.

시동을 걸고 서울 마리나를 나서자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시나브로 사라졌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를 탈 때마다 거슬리던 소음이나 진동은 잘 잡았다. 시내를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에 힘을 줬다.

티볼리 에어의 파워트레인은 티볼리와 공유한다. e-XDi16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신속한 응답성이 특징인 일본 아이신사의 6단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1천500~2천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돼 중저속에서도 시원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고속에서도 무리없이 치고 나간다. 100km/h를 넘어 140km/h까지 거칠게 밀어붙여도 만족스러운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140km를 넘어서자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동승자와 대화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지만 풍절음도 커진다. 차량 하부에서도 올라오는 노면음도 거칠어진다.

서스펜션도 티볼리와 마찬가지로 딱딱하게 세팅됐다.주행시 느껴지는 노면 충격은 편안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운전자의 경우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법 하다. 다만 차체 중량이 늘었기 때문인지 티볼리보다는 체감 수준이 덜하다.

티볼리 에어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탄탄한 하체 덕분에 와인딩 구간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으나 불안한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스포트 모드에서의 스티어링휠은 고속의 직선 구간에서는 묵직해져 안정감을 더하고, 곡선 구간에서는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티볼리 에어 출시 이전 무게 중심 배분의 불균형과 주행 밸런스에 미칠 영향이 우려됐지만 기우에 그쳤다. 전장이 늘어났음에도 고속 주행시 핸들링과 직진성, 안정감은 오히려 티볼리보다 향상된 느낌이다. 티볼리 에어의 차체 크기는 전장이 기존 티볼리보다 245mm 늘어난 4천440mm이며, 전폭 1천795mm, 전고 1천605mm, 휠베이스(축간거리) 2천600mm다.

온·오프로드 주행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스마트 4WD 시스템(177만원)을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도로 상태 및 운전 조건에 따라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하는 스마트 4WD 시스템 선택 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조합된다.

티볼리 에어(사진=지디넷코리아)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는 늘어나지 않아 탑승 공강은 그대로지만 뒷좌석 공간은 키 177cm의 성인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하다. 뒷좌석 시트는 최대 32.5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어 장거리 주행시 편의성이 개선됐다.

티볼리 에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큰 적재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은 720리터로 투싼(513리터)과 스포티지 (503리터)보다 크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천440ℓ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야외에서 전자기기 활용을 돕는 220V 인버터 등도 탑재했다. 동급에서 가장 많은 차체의 71.1%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동급 유일 7에어백을 적용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이날 시승한 RX 트림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3.8km다. 이날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2.4㎞의 연비를 나타냈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RPM의 피로도가 높은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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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친 후 티볼리 에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 가성비다. 티볼리 에어의 판매 가격은 ▲AX(M/T) 1천949만원 ▲AX(A/T) 2천106만원 ▲IX 2천253만원 ▲RX 2천449만원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의 판매가격은 2천100만원대에서 시작한다.

경쟁 차종인 투싼 1.7디젤(2천297만∼2천503만원)이나 스포티지 1.7디젤(2천253만∼2천499만원)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부문적으로 뜯어보면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가성비 면에서는 국내 출시된 준중형 SUV 중 최상의 선택이다. 20~30대는 물론 아이가 하나 있는 젊은 부부나 신혼부부에게 안성맞춤 일 듯 싶다.

티볼리 에어 트렁크(사진=쌍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