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vs LG화학, 장거리 전기차 배터리 대결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서 미래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방향 제시

홈&모바일입력 :2016/03/18 17:18    수정: 2016/03/19 09:51

<제주=조재환 기자> 삼성과 LG가 제주도에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향한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1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참석해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향후 개발 방향 등을 소개했다.

삼성SDI는 현 배터리 사업의 ‘얼굴’과도 같은 BMW i3 한 대를 부스에 배치했다. LG화학은 차량 대신 향후 배터리 개발 방향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94Ah 배터리 셀' 출격 앞둔 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차엑스포 현장에서 BMW 전기차 i3와 자사의 배터리 셀을 전시했다. i3에 삼성SDI 60Ah 배터리 셀 96개가 탑재됐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삼성SDI는 전기차용 94Ah 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용 26Ah 및 28Ah 셀, 하이브리드용 5.2Ah 및 5.9Ah 셀, 저전압 시스템에 활용되는 11Ah 하이캡(Hi-cap) 등을 전시했다. 전기차엑스포에 찾아오는 일반인들을 위해 배터리 셀 구동원리를 설명하는 전시공간도 마련했다.

장거리 주행 전기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삼성SDI 94Ah 배터리 셀 (사진=지디넷코리아)

여기서 일반 관람객들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전기차용 94Ah 배터리 셀이다. 60Ah 셀의 주행 가능 거리보다 30% 향상된 것이 특징. BMW i3의 경우 60Ah 배터리 셀 96개로 최대 16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성능이 개선된 배터리 셀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것이 삼성SDI 측 설명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94Ah 배터리 셀 탑재를 위해 유명 자동차 메이커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삼성SDI는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부터 장거리 주행가능한 배터리 셀 기술 개발에 앞장섰다. 당시 공개된 삼성SDI 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 프로토타입은 전기차의 최대 주행 거리를 600km까지 가능케한다. 업계에서 샘플로 제시 중인 500km급 셀보다 에너지 밀도와 주행 거리를 최대 30%까지 향상시킨 기술이다.

삼성SDI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부스에 전시된 BMW i3 (사진=지디넷코리아)

■LG화학 “장거리 주행 가능 EV 배터리 개발 위해 협업”

삼성SDI 바로 오른쪽에 부스를 차린 LG화학은 차량 전시 대신 배터리 셀 전시에 집중했다.

LG화학 전시장 왼편에는 현재 개발중이거나 이미 적용된 배터리 셀들이 전시됐다. 이중 가장 돋보이는 배터리 셀은 바로 전기차용 셀이다. LG화학은 오는 2020년 목표로 현 전기차 대비 2배 이상 주행가능한 배터리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전시 부스에서 강조했다.

LG화학은 EV모드로 최대 80km까지 주행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배터리 셀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EV모드 최대 주행 가능거리는 44km이며, 아우디 A3 스포트백 e-tron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EV 모드 주행 가능거리는 25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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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셀을 전시한 LG화학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 부스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LG화학은 현재 국내 오창 및 미국 홀랜드, 중국 남경 등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준 65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G화학 관계자는 “한번 충전에 200마일(320Km) 이상을 갈 수 있는 배터리를 이미 개발한 상태”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의 배터리가 장착된 쉐보레 볼트(Bolt) EV가 그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오는 2020년 현 전기차 대비 2배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 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LG화학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