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 충격에 왜 반도체를 주목할까

인간 두뇌 수준 슈퍼컴퓨팅에 반도체 수요 급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03/15 17:57    수정: 2016/03/16 16:59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바둑대국에 인공지능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내린다는 소식이 나온다. 1천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한다는 알파고를 두고 인간 이세돌 9단에게는 불리한 싸움이 아니냐는 투정 어린 반응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D램 생산 업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계와 인간이 치루는 다섯 번의 바둑 대결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한 자리를 잡고 있다. 결국 인간의 뇌를 따라하려는 기계에 적지 않은 반도체가 쓰일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공지능 컴퓨터는 반도체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주된 이유는 기계에서 뇌 역할을 반도체가 맡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인공지능에 쓰이는 반도체 양이 기하급수적이란 사실이다. 알파고만 하더라도 서버 300대를 병렬 컴퓨팅으로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투입된 D램 용량만 170GB란 추측이 나온다.

반도체 양이 이처럼 많은 이유는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 방식이 수많은 컴퓨터를 연결, 인간의 뇌를 흉내내야 하기 때문이다. 뇌는 수조개의 시냅스와 신경세포체(뉴런)들이 연결돼 있다. 컴퓨터를 병렬로 계속 연결해 쓰는 이유다.

(사진=엔비디아)

수많은 컴퓨터들이 쓰여야 하는 만큼 CPU의 수요가 많다. 더불어 GPU의 활용도 높아진 상황이다.

엔비디아 측은 이미지넷 경진대회에 출전한 인공지능 '알렉스'를 예로 들며 “엄청난 규모의 연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병렬 컴퓨팅에 유리한 GPU를 활용했다”며 “직렬 연산 방식인 CPU 기반 컴퓨터 만으로는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D램 수요가 유독 높은 점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인간의 두뇌는 대뇌에서 연산과 기억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빠른 프로세싱이 가능하다”며 “알파고는 서버급 D램을 채용한 것으로 분석돼 중기적으로 반도체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원칩에 대한 논의도 오간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처럼 기억과 연산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컴퓨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CPU와 D램 등의 제품 간 통합화가 진행될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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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컴퓨터에 쓰이는 반도체와 더불어 센서에 대한 전망도 밝다. 인공지능은 학습, 추론과 함께 인식 기술이 주요한데, 기계가 인식하는 방법으로는 센서가 맡아야 한다. 시각센서, 음성센서, 오염센서, 온도센서 등 용도에 따라 센서 수요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미래에셋증권은 “머신러닝 발전은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머신러닝은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고 이는 반도체 수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