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현주소-1]"뽑을 전문가가 없다"

"의사 선호하고 SW 기피하는 사회 풍조 탓"

인터넷입력 :2016/03/16 07:34    수정: 2016/03/16 07:42

"인공지능 분야에서 박사급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이 분야에 대해 인지 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경우가 많죠."

한 국내 IT기업 인사담당자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은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기업에서도 이와 관련된 전문가를 찾고 있지만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비단 이세돌과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국 때문이 아니다. 국내의 경우 예전부터 AI 전문가 공급이 기업들의 수요를 맞춰주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우수한 인재들이 의과대학부터 진학하고 SW를 기피하는 사회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미국 IT기업들은 회사내 AI 부서를 이미 갖추고 있다. 아마존, 애플, 테슬라, MS 등도 AI에 집중하며 미국 대학내 박사급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IT기업들이 인공지능 인재 확보를 위해 대학 연구소를 지원하는 경우도 늘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앞다퉈 AI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그러나 즉시 전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다.

딥러닝 분야는 프로그래밍보다도 확률, 통계 등 수학적인 기초 지식이 매우 중요하며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개발자라고 해서 AI 시스템을 바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학 및 통계학적 지식과 오랜 경험이 받쳐져야 AI 시스템 개발에 투입이 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AI 전문가는 "딥러닝 분야는 대규모 인력을 양산하는 것보다는 고급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뛰어난 연구진들이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중요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AI 전문가 영입에 항상 문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취업 정보 서비스 잡플래닛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AI 전문가 영입을 위해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채용공고를 내지 않고, 상시채용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지원하는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이 분야 전문가는 매우 찾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들도 상시채용을 하며 계속해서 뽑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경우도 수시로 AI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로 네이버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마트홈이나 로봇, 피트니스, 헬스와 연계된 인공지능, 개인화나 추천 알고리즘과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직원을 찾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내부에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이 여럿 있다"며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계속 관심을 두고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연어처리'나 '머신러닝' 경력자를 우대하는 채용 공고를 내고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 서비스 중 AI 기술이 필요한 추천기술, 음성인식 분야에 대한 채용을 필요에 따라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아프리카TV도 AI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방송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방송 2개월 전 부터 채용 공고를 내고 적극적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며 "360도 영상이나 VR영상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신기술 팀에서 채용을 원하며, 앞으로 아프리카TV영상에 AI 기술을 넣을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