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현주소-4]"희망의 씨앗도 많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스타트업 다수 활약"

인터넷입력 :2016/03/16 07:37

황치규 기자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로 대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서비스 회사들이다.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대기업들만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은 아니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루닛, 제노플랜, 스캐터랩, 솔리드웨어, 스탠다임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은 구글과 같은 범용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보다는 특화된 모델에 초점을 맞췄다. 의료면 의료, 금융이면 금융하는 식이다. 데이터 수집과 컴퓨팅 파워 확보에 있어 대기업과 비교하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루닛은 딥러닝 기반 의료 영상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료 데이터에 기반한 진단 보조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선보인 서비스나 거둬들인 매출은 없다.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단계다.

루닛의 이정인 CTO는 "연구에 주력하는 한편 비즈니스 모델 및 서비스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융부 엑스레이에서 결핵을 검출하는 알고리즘으로 학회에 발표했고 유방암 조직검사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으로 병리분야 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루닛은 국내 여러 병원들과의 공동연구로 익명화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한 다른 알고리즘들도 개발하고 있다.

플루언티는 텍스트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주특기는 딥러닝을 활용한 문자 메시지 추천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바일 메신저나 페이스북으로 문자 메시지를 받았을 때 바로 답을 주기가 어려운 상황일 경우 자동으로 뜨는 추천 메시지를 그냥 누르기만 하면 상대방에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플루언티는 지난해 11월 영어 앱을 내놨고 올해 상반기안에 한국어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2억건 가량의 한국어 데이터도 확보했다.

제노플랜은 지난해 타액(침)을 이용한 개인유전자를 분석하고 체중관리에 필요한 35개 이상 지표를 알려주는 제노플랜핏과 분석결과를 전용 모바일앱과 웹사이트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유전자 검사 시장이 질병,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제노플랜은 웰니스(Wellness, 건강)와 뷰티(Beauty, 미용) 시장에서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검사와 보고서를 볼 수 있고 맞춤 상담 서비스도 제공, 라이프스타일 향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스탠다임은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 기술을 접목해 기존 약물 개발 과정을 개선시키는 스타트업이다. 10년이 넘는 기간과 1조원 이상 비용이 소요되던 전통적인 약물 개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인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스탠다임은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의 성과를 제약 분야에 적용, 대규모 의학/생물학 정보를 학습하여 약물의 작용기전을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질병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기존 약물들의 조합과 용도 변경 탐색 문제를 해결하고, 신약 개발 과정의 약물 후보군 및 임상 환자군 선별을 최적화해 약물 개발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솔리드웨어는 머신러닝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모 저축은행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솔리드웨어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는 자산 규모 약 7천억원대의 저축은행으로 솔리드웨어는 지난 3개월 여 간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주특기인 머신러닝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한 결과 해당 저축은행 부도율을 약 3%p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실 데이터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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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데이터, 컴퓨팅 파워, 알고리즘이다. 데이터의 경우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들을 스타트업이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스타트업들이 특정 분야를 노리고 선택과 집중을 추구하는 이유다.

알고리즘 측면에서 보면 한국 기업들은 이미 나와 있는 알고리즘을 쓰는건 잘하는데, 알고리즘 자체를 개선하는 역량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점에서 스타트업들은 일단 알고리즘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이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