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2조5천억원…주파수 '전(錢)의 전쟁'

2.1GHz-700MHz 중 선택해야...복잡한 계산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6/03/04 15:00    수정: 2016/03/04 16:36

정부가 5개 블록, 총 140㎒ 폭에 달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낙찰총량을 한정하고, 할당 받을 수 있는 광대역 주파수도 제한하기로 해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파수 경매는 동시오름 입찰과 밀봉입찰 혼합 방식으로 이뤄지며, 망 구축 비율 상향 조정 및 연차별 신규 기지국 구축 의무도 강화된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따르면, 4월 진행되는 주파수 할당 방법은 전파법 제11조(대가에 의한 주파수할당)에 따라 가격경쟁에 의한 주파수 할당(경매) 방법이 적용된다.

경매방식은 혼합방식을 적용, 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와 밀봉입찰로 이뤄진다. 밀봉입찰이란 경매 참여자들이 서로 어떤 가격에 응찰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입찰 방식이다.

또 700㎒, 2.6㎓ 등 광대역(40㎒폭) 2개, 인접대역과 광대역화가 가능한 2.1㎓ 대역(20㎒)을 각 사업자가 1개를 초과해 할당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주파수 효율성이 높은 700㎒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파수와 연계해 고품질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는 2.1㎓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두 주파수는 이번 경매에 '황금주파수'로 지목돼 어느 것 하나도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SK텔레콤과 KT의 경우는 2.6㎓ 대역에 이미 40㎒ 폭을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에서 더 이상의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해졌다.

아울러 미래부는 낙찰총량 제한을 최대 60㎒폭까지 두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신규 광대역 1개(40㎒폭)+협대역 1개(20㎒)’ 또는 ‘2.1㎓ 광대역 1개(20㎒폭)+협대역 2개(각 20㎒폭) 확보가 가능한 식이다.

결국 특정 업체가 많은 주파수를 낙찰 받지 못하도록 여러 제약을 둔 것인데, 이통사들로서는 더욱 전략적인 선택과 판단이 요구된다. 경쟁사를 견제하면서도 자사에 유리한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이통사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도 예상된다.

미래부에 따르면 이번 주파수 경매 최저 경쟁가격은 ▲700㎒ 대역(A블록, 40㎒폭 10년 기준) 7천620억원 ▲1.8㎓ 대역(B블록, 20㎒폭 10년 기준) 4천513억원 ▲2.1㎓ 대역(C블록, 20㎒폭 5년 기준) 3천816억원 ▲2.6㎓ 대역(D블록, 40㎒폭 10년 기준) 6천553억원 ▲2.6㎓ 대역(E블록, 20㎒폭 10년 기준) 3천277억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주파수 할당을 위한 최저 경쟁가격만 해도 2조5779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700㎒, 1.8㎓, 2.6㎓ 대역은 주파수할당일로부터 2026년12월31일까지, 2.1㎓대역은 주파수할당일로부터 2021년12월5일까지다.

미래부는 이번 주파수 경매와 함께 사업자의 투자 촉진을 위해 망 구축 비율 상향 조정하고 연차별 신규 기지국 구축 의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A, C, D 블록은 10만6천 기준 기지국수를 기준으로 1년차 15%, 2년차 45%, 3년차 55%, 4년차 65%까지 망 구축을 해야 한다. 또 B, E 블록은 같은 기지국수를 기준으로 각각 10%, 25%, 35%, 40% 망 구축을 달성해야 한다.

또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는 이통사들은 할당대역 내외의 각종 서비스, 외래전파와의 혼간섭에 대한 해결방안을 ‘주파수이용계획서’에 제시해야 한다.

700㎒의 경우 지상파 UHD용으로 분배한 주파수의 혼간섭 문제, 무선마이크에 이용 중인 740~752㎒ 상향 주파수 구간의 문제 등이 난제로 꼽히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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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미래부는 2.1㎓대역 재할당 대가 단위가격을 할당대가 산정기준(전파법 시행령 별표3)에 따른 대가의 단위가격과, 이번 2.1㎓ 대역 낙찰가 단위가격을 평균해 산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1㎓ 대역 경쟁이 치열해 경매 낙찰가가 높아질 경우 재할당 대가 가격도 높아져 재할당 대상인 SK텔레콤과 KT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20㎒ 주파수를 얻기 위해 경매가를 높이려 해도, 재할당 가격까지 따라 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미래부는 이번 공개 토론회를 통해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700㎒, 1.8㎓, 2.1㎓ 및 2.6㎓ 대역에 대한 주파수할당 방안을 최종 확정, 이달 중 공고할 예정이다. 주파수 할당 신청기간은 할당공고일로부터 1개월이다. 주파수 경매는 내달 말 실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