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선 왜 키 더 크고 젊어질까

중력없어 척추 확장…상대성이론으로 시간은 더 느려

과학입력 :2016/03/04 10:43    수정: 2016/03/04 16:0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왜 우주에선 키가 커지는 걸까?”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40일 동안 머물던 스콧 켈리가 키가 5cm나 커진 상태로 귀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켈리는 또 같은 기간 지구에 있던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더뎠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지구로 돌아온 스콧 켈리의 키가 5cm 가량 커졌다고 발표했다. 켈리는 또 같은 기간 동안 지구에 살았던 사람들에 비해 100분의 1초 가량 젊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중력 때문이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우주에는 인간의 신체를 밑으로 누르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척추가 늘어나게 된다.

우주인 스콧 켈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씨넷)

결국 켈리의 척추가 지구에 있을 때보다 팽창하면서 자연스럽게 키가 커지게 된 셈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다. 지구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게 되면 다시 척추가 수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NASA 역시 “켈리의 키가 커지는 것은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지구에 있으면 다시 종전 신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스콧 켈리, 1년 동안 100분의 1초 가량 덜 흘러

눈에 띄는 점은 또 있다. 스콧 켈리가 1년 동안 우주에서 생활한 덕분에 통상적인 사람보다 덜 노화됐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두 물체가 서로 다른 속도로 이동할 경우 더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물체에선 시간이 더 빨리 흐르게 된다. 이 현상이 바로 시간지연(time dilation)이다.

이와 관련해선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쿼츠가 자세히 분석했다.

ISS는 지구 표면과 비교할 때 시속 2만7천km 속도로 회전한다. 쿼츠는 이 현상을 기준으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대입할 경우 켈리의 시간은 지구에 있는 사람보다 하루 평균 28마이크로초 정도 느리게 흘러간다.

이 현상을 아인슈타인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쌍둥이 역설’이라고 불렀다. 흥미롭게도 켈리 역시 쌍둥이 형인 마크 켈리가 있다.

우주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있는 스콧 켈리의 모습. (사진=씨넷)

물론 부작용도 있다. ISS는 지상 400km 지점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이 더 빨리 흐르게 된다. 강력한 중력은 시간을 잡아채는 작용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한 중력 때문에 빠르게 흐르는 정도는 하루에 3마이크로초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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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조건을 모두 적용할 경우 ISS에서 생활한 켈리는 지구에 있던 쌍둥이 형에 비해 하루에 25마이크로초 씩 느리게 흐른 셈이다.

켈리가 ISS에 머문 기간은 모두 340일. 따라서 켈리에겐 지구에 있던 형에 비해 8.6밀리초 가량 더 시간이 덜 흘렀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