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미래차 주도...車 역할 상상 이상 확장"

'미래 이동 수단·라이프 스타일 혁신' 프로젝트 본격화

카테크입력 :2016/03/01 20:19    수정: 2016/03/02 08:15

정기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제네바모터쇼 현장에 참석, 현대차의 미래차 비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미래 생활을 변화시킬 이동 방식과 고객 라이프 스타일 혁신에 대한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현대차는 1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궁극적으로 이동의 자유로움을 구현하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에 본격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영상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모든 제약과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이동 생활(Mobility Freedom)"이라며 "우리는 '차'의 역할과 영역을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지디넷코리아)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으로부터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이동'의 개념을 재정의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연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내겠다는 요지다. 이는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연구 역량 집중해 다가올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미래 연구의 최종 목표인 '이동의 자유로움'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할 때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 ▲일상과 차 안에서의 생활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움 ▲이동 과정의 불편함과 사고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움 ▲한정된 에너지원과 환경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움 등을 4대 핵심 연구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이동생활과 일상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자동차산업 안팎의 환경 변화가 매우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는 수많은 기술 도입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여전히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운전이 가능하려면 적정 연령과 신체적 조건을 갖춰야 하고, 운전자는 교통 혼잡과 각종 사고 위험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실제 도심형 1~2인승 친환경 이동 수단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커넥티비티(연결성) 강화로 차량이 도로 인프라와 다른 차량과도 연결돼 이동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집, 사무실, 차량 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차 안에서 모든 업무와 휴식이 가능한 세상이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 안전제어, 자율주행, 인간 공학 등에 대한 연구는 이동 과정에서의 불편함과 사고 위험을 덜어준다. 첨단 친환경 기술 강화는 이동 중에 발생하는 각종 환경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인간의 실수로 벌어지는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최근 세계 각국과 주요 업체들이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왼쪽부터)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 담당 양웅철 부회장, 유연철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모험가이자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드로스차일드가 아이오닉 PHEV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변화 예측 및 시나리오 연구 ▲사회 변화, 라이프스타일 분화에 따른 신규 모빌리티 타입과 상품 컨셉트 연구 ▲연장된 생활 공간, 이용 형태로써의 모빌리티 경험 및 서비스 모델 연구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던 자율주행 기술, 친환경 기술, 커넥티드 기술 등 융·복합을 활용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컨셉트 도출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장기 미래 이동 수단 및 라이프 스타일 혁신 연구 활동을 '프로젝트 아이오닉'이라고 명명했다.세계 최초로 3대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모두 출시되는 '아이오닉' 차량의 혁신성과 친환경성을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미래 예측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대안 제시를 위해 집단 지성을 활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연구 활동을 진행한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운영, 산학 협력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연구 및 실험을 넘어 구체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미래 이동 수단과 라이프 스타일 혁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더 가치 있게 하는 것이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를 시작하는 이유"라며 "현대차는 이런 변화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가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한편 이날 현대차는 '프로젝트 아이오닉'의 방향성과 철학을 반영한 미래지향적인 발표 방식을 선보였다. 경영층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기존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영상을 통해 주요 메시지를 전달했다. 프로젝트 아이오닉의 추진 방향성을 설명하는 영상도 LED가 아닌 패브릭을 활용, 가장 아날로그적인 장치를 통해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는 화이트 톤의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 느낌으로 디자인했으며, 프레스 행사도 미래 모빌리티 선도 역할 및 친환경 기술력 부각을 위해 스토리 위주로 진행했다. 외부 프리젠터를 활용한 독특한 진행 방식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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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회자로 등장한 영국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는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전세계에 긍정적인 환경 변화를 추구한다는 'Sculpt the Future Foundation(미래를 만드는 재단, 가칭)'의 수장이다. 그는 1만2천500개의 페트병 재료로 만든 배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드니 항해를 성공한 일화로 유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혁신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아이오닉의 철학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방식의 발표로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