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율차, 모래 주머니 피하려다 사고

인명 피해 없어...구글 책임 인정, SW 보완

홈&모바일입력 :2016/03/01 10:02    수정: 2016/03/01 14:27

구글 자율주행차가 지난달 14일 발렌타인데이에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자동차 관리당국(DMV)에 자율주행차 접촉 사고 경위서를 제출했다.

경위서에 따르면 구글 자율주행차로 개조된 2012년형 렉서스 RX450h 차량 1대가 14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카스트로 가(Castro Street) 교차로 지점에서 접촉 사고를 냈다.

당시 엘 카미노 레알 도로를 달리던 구글 RX450h 자율주행차는 교차로 지점에서 카스트로 가 도로 진입을 위해 우회전 신호를 보냈다. 당시 RX450h는 엘 카미노 레알 도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다.

구글 자율주행차가 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카스트로 가(Castro Street) 교차로 부근에서 사고를 냈다. 사진은 구글 맵 항공위성으로 본 교차로 풍경.

이 때부터가 문제였다. 교차로 부근에는 당시 배수로 보호를 위한 모래 주머니가 위치해 있었다. 우회전을 하려던 RX450h는 모래 주머니를 피하기 위해 좌측 차선으로 옮겨야만 했다. 당시 RX450h는 약 3km/h 미만의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중이었다.

좌측 차선 차량 통행 유무를 확인한 RX450h는 차선 변경 시도 후 뒤따라오던 저상버스와 충돌했다. 당시 저상버스의 주행 속도는 약 24km/h 수준이었다.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실시하고 있는 구글은 반드시 차량 내 운전자 탑승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혹시나 있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사고가 난 RX450h 운전자는 경위서를 통해 “차선 변경 당시 뒤따라오던 버스가 감속하거나 잠시 정차해 우리의 차선 변경을 양보해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차선변경 당시 RX450h가 좌측 차선변경 신호를 보냈는지는 경위서에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RX450h의 좌측 펜더, 앞바퀴 휠, 운전석 쪽 자율주행용 센서 등이 손상됐으며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피해액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 스트리트 뷰로 본 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카스트로 가(Castro Street) 교차로 부근. 배수로 보호를 위한 모래주머니가 이 근처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DMV에 제출한 자율주행차 사고 경위보고서 (사진=DMV)

구글은 사고 발생 9일 후인 지난달 23일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디렉터 크리스 엄슨의 명의로 이 경위서를 DMV에 제출했다. DMV에 제출된 경위서는 지난달 29일 CNBC, 더 버지, 엔가젯,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에 의해 소개됐다.

구글은 지난 2009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실시한 이후 약 7년만에 처음으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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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번 사고는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다”라며 “만일 우리의 차량이 차선 변경을 시도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고의 책임을 인정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의지도 보였다. 구글은 “현재 이 사고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자체 리뷰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라며 “버스 등 대형 차량이 다른 차량에 비해 차선 양보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자율주행차에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제작한 렉서스 RX450h 자율주행차 (사진=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