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린 이마트의 가격전쟁, 온오프 유통 전면전?

기저귀 이어 분유도 최저가 선언...조만간 3호 공개

인터넷입력 :2016/02/24 15:47    수정: 2016/02/24 16:22

황치규 기자

국내 최대 할인마트인 이마트가 기저귀에 이어 분유까지 온오프라인 통틀어 최저가를 선언했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을 위협해온 온라인 쇼핑 업체, 특히 쿠팡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가 최저가 판매를 위해 선정한 분유는 총 15개 상품이다.

남양, 매일, 일동, 롯데푸드 등 국내 분유업계 주요 4개사 1위 브랜드만을 엄선해 기존 판매가 대비 최대 35% 가량 가격을 낮췄다. 대형마트 업계 대비 최대 39%, 온라인몰과 소셜 커머스 대비 최대 35% 저렴한 수준이란게 이마트 설명이다.

이마트는 온오프라인 대표 유통업체 가격 조사를 통해 분유 가격을 정했고 기저귀와 마찬가지로 일별 가격 조사를 통해 주 단위 최저가격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분유 역시 ‘품절 제로 보상제’ 상품으로 지정, 한정된 물량에 대한 일시적인 최저가격 경쟁이 아닌 소비자가 언제든지 업계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쇼핑 환경을 만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영진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는 "유통 전 채널 최저가 선언 첫 상품인 기저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너무 커 두번째 상품을 예상보다 이틀 앞당겨 선보이게 됐다"면서 "앞으로 상품 선정과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선보여 소비자 이익을 앞당길 것이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행보는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펼치는 가격 공세를 상대로한 맞불작전의 성격의 강하다. 까지고 파는 것도 불사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다.

쿠팡, 티켓몬스터 같은 온라인 쇼핑 회사들은 그동안 오프라인 대비 공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무섭게 성장해왔다. 오프라인 할인 마트의 주력 품목인 생필품 시장도 빠르게 파고들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생필품 유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도 직접 운영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로켓배송 관련 인력 4만 명 채용 계획과 물류 인프라 구축 등에 총 1조5천억원 투자 방침 등을 발표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로켓배송으로 전달되는 상품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로켓배송에 적용되는 상품은 생활필수품들이 많다. 대형 할인마트의 주력 품목들이다. 로켓배송의 성장은 할인마트의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티켓몬스터 슈퍼마트. 생필품 최저가를 강조하는 서비스다.

티켓몬스터는 다양한 생필품을 최저가로 제공하는 슈퍼마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휴지, 세재, 라면 등 전략 품목에 대해서는 경쟁 업체 대비 1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나 티겟몬스터 등은 이마트의 가격 공세에 바로 맞대응 카드를 꺼내지는 않은 모습이다.

쿠팡은 이마트의 가격 공세에 대해 가격으로 맞불을 놔야할 만큼 체감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략 품목에 대해서 최저가 정책을 유지해 나가면서 쇼핑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은 가격 외에 결제 환경과 서비스 UI 등도 중요하다"면서 "로켓배송을 통해 쿠팡은 배송에서도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티켓몬스터는 이마트와 주력 최저가 품목이 겹치지 않는 만큼, 육아를 제외한 다른 품목에서 슈마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최저가 전략을 적용하는 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3호 품목도 선정할 예정이다. 어떤 품목을 전진배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품목이 될 것이다"고만 말했다. 3호 역시 온라인 쇼핑을 겨냥한 생필품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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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장사인 이마트가 최저가 전략을 휴지나 세제처럼 육아용품보다 판이 큰 영역으로까지 확대할지는 확실치 않다. 자칫 실적에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쇼핑 업계 일각에선 이마트가 들고 나온 이번 프로모션은 사용자들에게 이마트가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대기업이고 상장사이니, 지르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온라인 쇼핑 업체 한 관계자는 "한두개 품목을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까지면서 계속 파는 전략을 펼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