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는 VR 어려워, 5G 돼야 본 궤도"

전홍범 KT 연구소장, 5G 기술조건 제시

방송/통신입력 :2016/02/23 14:19    수정: 2016/02/23 15:32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진 기자> “속도만 빠르다고 5G라고 할 수 없습니다. 속도가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IoT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단말기가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느냐, 지연속도를 얼마나 짧게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22일 개막한 MWC 2016에서 가상현실(VR)과 함께 관람객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이자 서비스가 바로 5G(세대) 이동통신이다. 비단 빠른 전송속도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통신사 뿐만 아니라 이를 구현하기 위해 통신장비를 만들어야 하는 제조사 역시 모두 '가장 빠른 5G'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속도만 빠르다고 5G 라고 할 수 있을까. 23일(현지시각) MWC 현장에서 KT 전홍범 인프라연구소장 으로부터 5G의 기술요건, 각국의 기술수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5G는 무엇인가?

“5G에서 중요한 요소는 속도 얼마 이고, 또 얼마나 많은 단말이 접속할 수 있느냐, 지연속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등 이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LTE 서비스도 올 연말쯤이면 주파수 묶음기술(CA)을 이용해 1Gbps의 속도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5G에서는 20Gbps 이상의 속도를 내야 합니다.

또 5G는 IoT 세상입니다. 앞으로는 한 사람당 통신에 접속하는 단말기 숫자가 10~20개씩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지국에 얼마나 많은 숫자가 붙을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LTE보다 1만 배 정도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이 딜레이 시간입니다. 예를 들어, LTE에서는 기지국과 단말 간 통신이 되기까지의 지연시간이 20~30밀리세컨드(ms) 정도 됩니다. 이 정도의 지연시간으로는 원격에서 실시간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컨트롤 할 수 없습니다. 또한 LTE에서는 HD급 VOD 동영상을 보는데 무리가 없지만 향후 8K급 UHD 영상을 보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Mbps의 속도가 필요합니다. 지하철 같이 많은 사람들이 밀집된 곳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세가지를 만족해야 5G라 할 수 있습니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

-5G 속도경쟁이 치열한데요?

“밀리미터파를 이용하는 5G 에서 속도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입니다. 불과 지난해에는 5G에서 20Gbps의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 것이라 예상치 못했습니다. KT는 에릭슨과 함께 현재 실험실에서는 최대 25Gbps의 속도까지 구현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험실을 벗어날 경우, 실제로는 20Gbps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5G와 VR은 어떤 관계인가요?

“한 5년 뒤에는 VR 서비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HD급 영상이라고 하더라도 360도 VR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200Mbps의 전송속도가 필요합니다. 현재의 LTE로 속도로는 선명한 화질의 서비스가 불가능합니다. 5G가 돼야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5G는 언제쯤 이용할 수 있을까요?

“이동통신 관련 표준은 3GPP가 만들고 있는데 5G와 관련된 1차 표준은 2018년 9월에 결정됩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용서비스는 2020년 정도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보다 앞서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3월에 맞춰 5G 시범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표준화가 결정되는 시기보다 먼저 시범서비스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때문에 이 같은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장비 제조사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시범서비스를 위해서는 표준화 규격이 올해 중순까지는 결정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의 NTT도코모, 미국의 버라이즌,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이 5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함께 규격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5G는 6GHz 이상의 고주파대역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5G에서 20Gbps 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넓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합니다. 6GHz 이상의 주파수를 얘기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6GHz 이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의 대역폭은 10~20MHz폭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넒은 대역을 갖고 있는 미개척 주파수인 고주파대역이 필요한 것입니다. 반대로 6GHz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은 5G의 목표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 나라마다 5G에 대한 필요성이 조금씩 다른데 6GHz 이하를 원하는 국가들은 속도보다 통신망에 접속하는 단말의 숫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5G 상용화 준비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우 평창올림픽에서 시범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조직위원회와 함께 투자 논의를 하고 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KT의 경우 상용서비스를 위해 2020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T가 5G에서 구현하려는 FTTA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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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에서는 기가급 속도를 위해 각 가정까지 통신망을 광으로 연결하는 FTTH라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무선에서는 5G의 주파수 대역이 높기 때문에 전파 도달거리가 매우 짧습니다. LTE에서는 기지국 반경이 도심에서는 수백 미터, 도심을 벗어나면 10km 정도인데 5G에서는 훨씬 짧아집니다. 현재 평창에서는 28GHz 대역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망으로 구축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무선기지국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유선인터넷의 FTTH와 통합시키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고 이를 KT에서는 FTTA(Fiber to the Antena)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실제 MWC에서는 KT와 노키아 부스를 이러한 방식으로 연결해서 라이브 브로드캐스팅 시연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촬영해서 이를 인코딩하고 다시 플랫폼으로 브로드캐스팅하는데 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 정도로는 스포츠중계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KT의 5G 기술을 활용하면 기지국 엣지에서 이를 처리할 수 있고 속도가 20초에서 1초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5G로 가면 1밀리세컨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