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휴대폰 시장 복귀, 안 서둘러…제조파트너 미정"

홈&모바일입력 :2016/02/23 07:03    수정: 2016/02/23 07:14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리 비밀스러운 얘긴 아니다. 지난해 노키아는 이를 예고했다. 그 형태는 자신들이 브랜드 라이선싱만 하고 실제 제품 생산, 판매, 마케팅, 고객지원은 모두 제조 파트너가 하는 것이 될 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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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면서 노키아가 곧 휴대폰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당초 올해로 예고된 복귀 시점을 더 이상 단언할 수 없게 됐다. 수리 CEO가 최근 "(휴대폰 사업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하다.

노키아는 지난 2013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문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절차는 그 이듬해 4월 완료됐다. MS와의 계약에 따라 노키아는 지난해말까지 자사 브랜드의 휴대폰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노키아는 이제 자체 브랜드 휴대폰을 직접 만들어 팔 수 있다. 다만 브랜드 라이선스는 역시 MS와의 계약상 올해 3분기까지 금지다. 앞서 언급했듯 노키아가 재개하려는 휴대폰 사업은 단말기 제조를 외부 파트너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브랜드 라이선스만 하는 형태였다.

즉 노키아가 브랜드 라이선스 형태의 휴대폰 사업을 재개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올해 4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4분기에 뭔가 벌어지긴 한다면 기존 업계 관측대로 2016년에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복귀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리 CEO는 지난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장에서 언론들을 상대로 이렇게 말했다. 자사의 휴대폰 사업 계획에 대해 "타임라인이 없고 서두를 것도 없다"며 "2016년에 전개될 수도, 그 뒤에 벌어질 수도 있다"고.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사진=씨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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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는 1990년초부터 거의 20년간 세계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휴대폰 업체였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2007년 이후 노키아의 주력 품목이었던 피처폰들이 시장에서 설자릴 잃어 갔다. 스마트폰의 혁명기에 노키아 휴대폰의 인기는 추락했고 회사는 이를 되살리지 못했다.

휴대폰 사업을 MS에 매각하고 정리하며 끝낸 줄 알았던 노키아의 모바일 시장에 대한 도전 의지는 불씨를 남긴 모습이다. 수리 CEO가 향후 일정에 대해 이전보다 모호해진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확실한 제조 파트너와 손잡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생각일 수 있다.

수리 CEO는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돌아오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적절한 (제조) 파트너 확보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트너가 기대를 충족시키는지 여부를 가려 적절히 통제하는 입장에서 단말기를 설계하는 역할을 원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실 폭스콘에게 아이폰 생산 물량을 맡기는 애플의 역할에 가까운데, 그럼 노키아 역시 폭스콘같은 업체의 제조 역량을 활용하려는 구상일까? 확실하지는 않다. 수리 CEO는 노키아가 폭스콘과 파트너 관계를 맺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아직 노키아가 휴대폰 소비자들에게 자사 이름을 각인시킬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비슷한 시도는 있었다. 노키아는 지난 2014년 11월 모바일 사업 매각 이후 선보인 N1이라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시장 복귀를 위한 예행연습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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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키아는 프리미엄 단말 시장을 염두에 둔 듯한데, 여전히 휴대폰 시장에서 먹히는 브랜드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수리 CEO는 자신하는 분위기다. 그는 "모든 주요 시장에서 노키아의 브랜드 인지도가 여전히 높다"며 자사 전략이 "좋은 사업 모델"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