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채널 난립..."T커머스 채널 줄여야"

유통입력 :2016/02/18 18:03    수정: 2016/02/19 07:50

TV홈쇼핑이 출범한 지 20년이 넘었다. 현재 소비자가 유료방송에서 볼 수 있는 홈쇼핑 채널은 7개. 여기에 홈쇼핑과 비슷한 데이터방송인 'T커머스' 10개를 합치면 이론적으로 총 17개의 쇼핑 방송을 볼 수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T커머스 사업 허가를 내줬지만, 이로 인해 홈쇼핑 채널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T커머스 채널 수를 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 뿐만 아니다. T커머스 성격을 놓고 정책 당국과 사업자간 시각차가 있고, 실시간 TV홈쇼핑 업체들이 T커머스 서비스까지 겸업하는 것, 그리고 기존 TV홈쇼핑과의 서비스 차별화도 T커머스 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들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4월 T커머스 사업자들에 대한 재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재승인에 앞서 한국언론학회 T커머스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었다. 이 세미나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T커머스 시장이 활성화 되야 하지만, 채널 수가 너무 많은 만큼, 자율적으로 조정돼야 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최재섭 남서울대 교수는 "현재 지상파 채널이나 인기 채널 사이 재핑할 수 있는 빈채널은 별로 없고, 홈쇼핑 채널이 그 사이를 확보 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업계가 자율적으로 채널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을 둘 다 하는 기업은 채널 연동형으로 바꾸든가 하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대형 유통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가 T커머스를 허가했지만 그 숫자가 많아지는건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송출 수수료를 가지고 홈쇼핑 업체들이 과당 경쟁하는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며 "관련 부서에서는 스마트미디어를 활용하는 스마트 리테일의 산업화를 위한 진흥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커머스 발전 방향 세미나

두 번째 발제는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맡았다. 그 역시 재허가 심사를 강화해 T커머스 사업자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T커머스를 둘러싼 정부의 과도한 규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최 교수는 "정책 당국은 T커머스 활성화가 되지 않은게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지 않았고, 사업자들이 킬러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탁상공론이라고 생각한다"며 "관할 부처에 따라 T커머스 정책이 진흥 위주에서 2013년 규제 위주로 바뀐게 더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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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TV홈쇼핑 사업자는 정부의 T커머스 겸영 허용으로 기존에 쌓아온 판매 노하우 등을 통해 T커머스 사업을 승인받았고,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보다는 기존 채널의 재방송으로 활용하고,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 묶음 계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만큼 재허가 심사를 강화해 사업 간 차별성을 강화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최 교수는 "실시간 TV홈쇼핑 채널과 비실시간 TV홈쇼핑 채널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차등화된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