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 잡은 '임팔라' 준대형 2위 굳힐까

공급 적체 해소가 관건...신형 K7과 맞대결도 주목

카테크입력 :2016/02/12 10:57    수정: 2016/02/12 14:34

정기수 기자

한국GM의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가 준대형 시장에서 초반 기선을 틀어잡았다. 2위 자리 굳히기는 물론 장기적으로 절대 강자인 현대차 '그랜저'의 아성까지 넘본다는 복안이다.

임팔라는 지난달 1천551대를 판매해 기아차 K7(1천373대)를 제치고 그랜저(5천41대)에 이어 시장 2위 자리를 사수했다. 지난 1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여파로 내수시장이 큰 폭의 감소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서도 꾸준한 수요를 끌어냈다. 임팔라의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알페온 판매량(340대)의 4.5배에 달한다.

임팔라는 지난해 출시 직후인 9월 첫 2위 자리를 꿰찬 뒤 작년 10~11월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K7에 우위를 점해왔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선적 차질로 일부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임팔라의 우세에 더 무게가 실린다.

쉐보레 임팔라(사진=한국GM)

임팔라는 국산차 가격의 수입차 프리미엄은 물론 동급 수입차 대비 최저 보험료 등 인기 요인으로 출시 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신차 효과가 지속될 정도로 수요가 꾸준하다.

다만 국내 생산이 아닌 GM(제너럴모터스)의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생산해 전량 수입·판매되는 관계로,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량이 판매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다. 출시 초반 1만여대에 달했던 미출고 물량은 이달 현재 6천여대 수준이다. 4개월여에 달했던 인도 대기기간도 약 2개월 정도로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된 임팔라의 올해 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천464대다. 월평균 판매량은 1천700여대 수준이다. 임팔라의 공급량이 원활했다면 누적 판매량은 1만대를 훌쩍 상회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임팔라의 현재 월 평균 선적 물량은 1천500~2천여대 수준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출고 대기기간으로 이탈한 고객만큼 신규 계약이 이뤄져 미출고 물량이 쉽게 줄지 않고 있다"면서도 "5월께 대기물량이 대부분 소진돼 출고 적체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쉐보레 임팔라 실내(사진=한국GM)

공급량 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국내 생산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지만 노사간 이견으로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GM 경영진은 지난달 20일 열린 노사 미래발전위원회에서 연간 3만대 판매를 임팔라 국내 생산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엄격한 국내 안전 기준과 연비 규제를 고려할 때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며, 연간 3만대 판매는 보장돼야 채산성이 갖춰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사측이 임팔라의 국내 판매량 기준 월간 1천대, 연간 1만대 이상이면 국내 생산을 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3만대로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이에 대해 임팔라 국내생산의 조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은 노조와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출시 당시 연간 1만여대 수준의 판매 목표를 밝힌 것이 국내 생산의 전제 조건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향후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국내 생산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팔라가 일반적으로 3개월여로 여겨지는 신차 효과 기간을 넘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수입차 프리미엄을 떼고도 시장에서 현재의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국내 안전·연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연구개발비는 물론 생산라인 설치에 투여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도 사측이 국내 생산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최근 2위 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는 K7의 신형 모델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어 향후 시장 판도 추이를 점치기 쉽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임팔라 vs 신형 K7...맞대결 결과는?

준대형 시장 2위 쟁탈전은 지난달 말 출시한 신형 K7의 본격적인 판매량이 집계되는 이달부터가 진짜 승부다.

기아차가 지난달 26일 7년 만에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선보인 신형 K7은 출시 전 사전계약 물량(7천500대)를 포함해 지난 5일까지 누적계약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임팔라와 신형 K7의 제원 및 성능을 비교해도 쉽게 비교 우위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다. 두 모델 모두 높은 가성비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신형 K7(사진=지디넷코리아)

차체 길이와 최고출력·최대토크 등 동력성능 면에서는 임팔라가 소폭 우세다. 임팔라의 전장은 5천110mm로 동급 최대 사이즈다. 국산 경쟁 준대형 세단들에 비해 100mm 이상 길다. 신형 K7의 전장은 4천970mm로 기존 모델과 같다. 임팔라보다는 140mm 짧다.

하지만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는 휠베이스(축거)는 신형 K7이 2천855mm로 임팔라(2천835mm)보다 20mm 길다. 전폭은 신형 K7이 1천870mm로 임팔라(1천855mm)보다 넓다.

임팔라 3.6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 토크 36.5㎏·m의 힘을 지녔다. 신형 K7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임팔라 2.5 모델은 최고출력 199마력, 최대 토크 26.0kg·m다. 신형 K7 2.4 가솔린 모델은 190마력, 최대토크 24.6kg·m의 힘을 발휘한다. 다만 배기량 차이로 정확한 비교 우위를 따지기는 힘들다.

연비는 신형 K7이 조금 앞선다. 3.3 가솔린 모델의 경우 10.0km/ℓ다. 임팔라 3.6 가솔린은 9.2km/ℓ다. 신형 K7 2.4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1.1km/ℓ다. 임팔라 2.5 가솔린은 10.5km/ℓ다.

안전사양은 비슷하다. 임팔라는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0개의 에어백을 적용했다. 신형 K7은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9에어백이 기본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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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임팔라가 3천409만~4천191만원, 신형 K7이 3천90만~3천920만원이다.

단 임팔라에는 그랜저와 아슬란 등 경쟁차종의 상위트림에만 적용돼 있는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이 기본 적용된다. 이들 사양을 신형 K7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함께 묶은 드라이빙 세이프티 팩(195만원)을 선택하면 된다.

신형 K7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