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전문가, 교육 사업에 올인한 까닭은?

혁신가 43인 이야기 담은 '체인지 메이커' 출간

인터넷입력 :2016/02/11 17:49    수정: 2016/02/11 18:05

황치규 기자

'체인지 메이커'(이나리 저)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끈 43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에 나오는 이들은 이름 대면 다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구지? 하고 묻게 되는 이들도 꽤 있다. 혁신에 대한 스토리를 편식해온 탓이지 싶다.

책에 등장한 혁신가 중 개인적으로 관심이 간 이들은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 토니 셰이 자포스 창업자, 세바스찬 스런 유다시티 공동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 코스트코 창업자 4명이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혁신의 상징으로 꼽힌다. 실리콘밸리의 탄생에는 지방 정부도 나름 역할을 했을 것이다. 다음 문장은 에드윈 리 시장의 지론을 상징힌다.

"사람들이 모이고 밀착하며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공공 정책자의 책무다."

한국 정부는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는 여러 정책들을 발표해왔다. 실리콘밸리를 배우겠다며 현지를 직접 찾는 공무원들도 늘었다.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스타트업 관련 컨퍼런스 할 때 샌프란시스코 시 관계자를 한번 초대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전자상거래 업체 자포스를 창업한 토니 셰이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로 중무장한 인물이다. 그가 쓴 딜리버링 해피니스라는 책은 국내서도 화제가 됐다. 전자상거래 회사가 고객 서비스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손익 계산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데, 자포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고객충성팀, 즉, 정규직으로만 구성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인력의 60%를 여기에 배치했다. 상담원들은 평균 처리 시간이나 처리 건수, 매출 연결 건수 같은 것이 아니라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켰는가로 업무 역량을 평가받는다. 예를 들어 고객이 찾는 신발이 자포스에 없으면 상담원은 경쟁 사이트를 뒤져서라도 찾아준다. 자포스의 놀라운 고객 서비스를 증언하는 스토리는 셀 수 없이 많다."

이 대목에서 쿠팡은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슈 메이커로 부상한 로켓 배송 역시 고객 만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로켓 배송으로 제품을 전달하면 까지고 팔 수 밖에 없는데도, 쿠팡은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동안 쿠팡은 아마존을 벤치 마킹한다 싶었는데, 고객 서비스 쪽만 놓고만 자포스를 롤모델로 삼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쿠팡의 전략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대담한 혁신와 위험한 도박 사이에서 다양한 시선들을 엿볼 수 있다.

무료 교육 사이트 유다시티 공동 창업자 세바스찬 스천은 타이밍상 인터뷰를 하고 싶게 만드는 이력을 지녔다. 인공지능 전문가로 구글에서 구글글래스,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등을 이끌던 세바스찬 스런은 2014년 유다시티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구글은 떠났다. 구글을 떠난 명분이 인상적이다.

"인공지능이 장차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인간의 능력을 향상하고자 교육의 길을 택했다. 그는 구글에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연구할 당시 자신은 기계의 편이었으나 이제 인간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계가 아닌 인간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 뿐만 아니라 소위 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이 하는 업무도 인공지능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까지 벌이는 시대다. 인공지능과 결별한 인공지능 전문가인 세바스찬 스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관련기사

코스트코를 창업한 제임스 시네갈을 다룬 이야기도 흥미롭다. 코스트코는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다른 방법으로 경쟁이 치열한 유통 시장에서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경쟁하려 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 내용 일부를 공유한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코스트코 매출 총 이익의 80%는 연회비에서 나온다. 따라서 최대 목표는 회원을 많이 유치하고 또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스트코는 어떻게든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려고 애쓴다. 이에 대해 시네갈은 직원 복지를 비용이 아닌 성장 동력으로 여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주는 것은 물론 의료 보험료의 92%를 회사가 부담한다. 해고도, 정년도 없다. 불행한 직원들은 계속 새 직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코스트코 직원들은 회사를 사랑하며 자부심이 넘친다.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고 직원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 기업에 이득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