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롱바디, 3월 출시"...가솔린 먼저 나오나

리어 오버행 늘린 5인승 패밀리카...내수 11만대 첨병

카테크입력 :2016/02/04 12:10

정기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새로운 효자 차종으로 부상한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을 앞세워 올해 내수 11만대 판매에 도전한다. 12년 만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0% 이상 판매량을 늘려잡았다.내심 2003년 판매량을 넘는 역대 최대 실적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티볼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쌍용차 내수 판매량은 9만8천664대로 전년 대비 44.4% 늘었다. 2003년(13만1천283대) 이후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실적을 견인했던 티볼리 가솔린·디젤 차량에 이어 롱바디 모델을 가세하고 판매 확대에 불을 붙인다.

쌍용차는 '티볼리 롱바디' 모델을 다음달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티볼리 롱바디는 티볼리의 리어 오버행(후면부터 뒷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를 늘려 기존 숏바디의 아쉬운 점으로 지목됐던 적재공간을 대폭 확대한 파생 모델이다.

티볼리 롱바디 양산형 콘셉트카 'XLV-Air' 정측면(사진=쌍용차)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롱바디 모델의 출시가 3월로 최종 결정됐다"면서 "정확한 출시일은 이달 중 마케팅 플랜이 확정되는대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숏바디와 마찬가지로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시간 차를 두고 출시할 지, 함께 내놓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쌍용차는 티볼리의 가솔린 모델을 1월 먼저 선보이고 7월 디젤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이를 통해 모델 간 시너지 극대화로 신차 효과를 이어가며 판매량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여기에 최근 저유가 지속으로 국내외에서 가솔린 SUV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솔린 모델을 먼저 내놓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티볼리 롱바디는 기존 숏바디 모델과 마찬가지로 5인승으로 출시된다 (▶본지 보도 참고). 기존 모델의 휠베이스(축간거리)는 유지한 채 리어 오버행만 290㎜가량 키웠다. 무리하게 3열을 끼워넣는 것보다는 2열을 채택, 5인승 패밀리카로 실내와 적재공간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기존 티볼리의 컨셉트카인 XIV의 롱바디 버전인 XLV에서 선보인 '무빙 시트'도 적용되지 않는다. 컨셉트카 XLV는 일반적인 7인승과 달리 2+2+2+1(7인승)로 시트 배열을 구성하고, 가운데 시트를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여 탑승객이 자유롭게 실내를 이동할 수 있는 무빙 시트가 탑재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티볼리 롱바디의 경우 휠베이스가 아닌 리어 오버행만 늘어난 만큼, 3열을 넣어야 하는 무빙 시트을 적용하면 공간 제약상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힘든 형식적인 구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5인승 모델이 늘어난 내부를 적재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해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최선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XLV-Air 후측면(사진=쌍용차)

외관은 기존 티볼리와 지난해 선보인 XLV를 조합한 형태다. 전면부의 경우 기존 모델과 거의 흡사하지만 후면부는 리어 스포일러와 테일램프 등 일부 디자인이 변경된다. 파워트레인은 티볼리와 동일한 1.6ℓ 가솔린,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티볼리 롱바디의 최종 판매 가격 역시 아직 미정이다.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 전후의 상승 폭이 점쳐지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롱바디의 가격은 광범위한 시장 조사와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며 "기존 가솔린·디젤 모델에 이어 티볼리 롱바디의 가세로 SUV시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포착된 티볼리 롱바디 스파이샷(사진=보배드림)

한편 티볼리 덕분에 쌍용차의 경영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42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3분기 36억원으로 줄었다. 쌍용차는 이달 중순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티볼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분기에 약 100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올해는 연간 흑자도 기대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년 1~3분기 누적된 영업손실이 있기 때문에 작년 연간 흑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달 실적이 공시돼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지만 4분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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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지난해 총 6만3693대가 팔려나가 작년 쌍용차 전체 판매 실적(14만4천764대) 중 약 44%의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서도 4만5천21대가 팔려나가며 절반에 육박하는 실적을 책임졌다. 2003년 렉스턴(5만4천274대) 이후 단일 차종으로 역대 최다 판매다.

경쟁 차종과의 격차 역시 멀찌감치 벌어졌다. 티볼리의 판매량은 르노삼성 QM3(2만4천560여대), 한국GM 트랙스(1만2천727대) 판매 대수의 약 2~3배에 이른다. 올해 새로운 경쟁 차종의 시장 진입이 예고돼 있지만 쌍용차는 롱바디 모델의 가세로 선두 수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다음달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