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성공 3주년...한국형발사체 '도전'

"독자적 엔진 시험-검증 인프라 구축"

과학입력 :2016/01/31 12:00    수정: 2016/02/01 13:26

2013년 1월30일. 우리나라 우주 개척의 첫 신호탄이 될 나로호((KSLV-Ⅰ)가 3차 시도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는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며 세계에서 열한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입성하게됐다. 2002년 개발사업에 착수해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1, 2차의 발사 실패를 극복하고 만 10년 만에 일궈낸 결실이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한지, 3년여가 흐른 지난 28일 전라남도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나로호 발사 성공 3주년을 맞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들은 지난 성공을 자축할 겨를이 없어 보였다. 이제는 순수 우리기술만으로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해야 한다는 새로운 도전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30일 나로호가 3차 발사에 성공했다.(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나로호는 우주개발 선진국인 러시아와 공동개발을 통해 개발됐다. 공동 개발을 통해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영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획득하는 것이 나로호 개발 사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 한국형발사체를 독자개발하기 위한 전단계라 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부터 독자적인 우주발사체(KSLV-II)를 개발중에 있다. 한국형발사체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 에 투입할 수 있는 300톤급(75톤급 엔진 4기 묶음) 3단형 발사체다.

이번엔 발사체 시스템 설계부터 제작, 시험, 조립, 발사운영까지 모두 독자 기술로 수행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 한영민 엔진시범 평가팀장에 따르면 한국형발사체는 투입된 기술, 소재, 인력을 모두 합쳐 90%이상 국산화했다고 한다. 2020년에 예정된 본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도 우주기술 개발 자립국으로 우뚝 서게된다.

나로호와 한국형발사체 비교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나로우주센터는 이미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한 시험 시설비가 구축돼 있었다. 한국형발사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75톤 엔진과 7톤 엔진을 개발하고, 시험하기 위한 시설들이 이미 가동되고 있다. 현재 엔진 구성품 및 엔진 시스템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시험 인프라를 갖춰 놓은 상태다.

무엇보다, 국내에 발사체 엔진 시험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엔 엔진 시험 설비가 없어 엔진 개발 자체에 어려움이 컸다. 국내 시험 설비가 없어서 외국에 시험 의뢰를 해야하는데, 외국 시험 기관에선 못해준다고 하거나 너무 비싼 비용을 요구하기도 하고, 일정이 안 맞기도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나로우주센터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같은 설비가 갖춰지면서 독자적으로 발사체 시험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엔진을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오게됐다”고 설명했다.

나로우주센터 시험 설비 모습 (사진=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은 본격적으로 엔진개발과 연소시험을 추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현재 한국형발사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7톤급, 75톤급 액체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체 3단에 적용되는 7톤급 액체엔진에 대한 개발은 조금 더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엔 100초 연속으로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7톤급 액체 엔진의 최종 임무 시간은 500초로, 항우연은 시험시간을 차츰 늘려 올해 안에 500초를 달성할 계획이다.

발사체 1단과 2단에 적용되는 75톤급 엔진은 아직 연소시험 전이다. 주요 구성품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에 대한 개별 시험이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조립된 75톤급 액체엔진의 연소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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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톤급 엔진은 160회, 75톤급 액체엔진은 220회 시험에 성공해야 엔진의 성능 및 신뢰성.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

7톤급 엔진 연소 시험 작업을 위해 준비중인 모습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 3단에 적용되는 7톤급 액체엔진의 연소시험 장면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탑재 중량 1500kg/ 투입고도 600~800km)는 나로호 보다 15배나 더 무거운 위성을 2배 이상 멀리 실어 나를 수 있게 설계된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방송통신, 기상관측 등 위성 응용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은 물론 국가안보의 자주권을 강화하고 나아가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초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된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구성한 이미지 (사진=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