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데이터센터 협력, 델 위주로 재편되나

2015 회계연도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임원 발언

컴퓨팅입력 :2016/01/29 15:09    수정: 2016/03/17 16:51

EMC 임원들이 회계 실적을 공개하며 델과의 합병 이후를 낙관하는 발언을 내놨다. EMC가 그간 스토리지 업체로서 데이터센터 전략을 위해 여러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과 협력해 왔지만, 자사가 그들과 경쟁하는 델에 인수됨에 따라 기존의 협력 관계가 델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을 암시했다.

지난 27일 EMC의 공식 발표와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조 투치 EMC 회장은 "우리는 업계의 변화를 헤쳐나가고 새로운 세계를 선도하기에 나은 입지라는 자산을 통합했다. 고객들은 이 결합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그들의 성공에 결정적인 더 핵심적이고 방대한 기술을 주도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나는 (인수합병) 거래 절차가 기존의 계약과 일정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참조링크: EMC Reports Fourth-Quarter and Full-Year 2015 Results]

[☞참조링크: EMC's Q4 mixed, but Dell merger on track]

조 투치 EMC 회장(왼쪽)과 마이클 델 델 CEO

제인 로위(Zane Rowe) E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계 제일 IT발전소를 만들기 위한 우리와 델의 (인수합병) 거래를 마무리하고 있고 모든 사업을 아울러 시너지와 운영효율을 내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앞서 발표한 8억5천만달러 비용 절감 및 사업구조조정 계획은 진행되고 있고, 그중 5천만달러 상당의 비용 절감 목표는 4분기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데이빗 굴든 EMC 정보인프라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불리한) 시장 여건에서도 우리 사업은 고정환율 기준으로 연간 3% 성장했다"며 "나는 올해 우리의 입지를 플래시, 스케일아웃, 소프트웨어정의, 클라우드이네이블드, 트러스티드테크놀로지 등 현대적 데이터센터의 설계를 위한 핵심항목에 기반하는, 업계 선도적 스토리지와 컨버지드인프라 포트폴리오로 확장한다는 기대에 흥분된다"고 강조했다.

EMC 는 '스토리지 거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스토리지 하드웨어뿐아니라 백업, 아카이빙, 데이터 관리, 데이터 최적화, 데이터 통합 솔루션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사업의 중심 축은 스토리지 사업이기 때문이었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가상화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VM웨어는 EMC와 경쟁 관계인 여러 사업자들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다.

굴든 CEO가 언급한 컨버지드인프라 포트폴리오는 스토리지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를 결합한 통합시스템 하드웨어 사업을 가리킬 때 쓰는 용어다. EMC가 시스코와 손잡고 만들었던 V블록이나 다른 x86 서버 업체와 선보인 V스펙스 등이 그런 종류다. 그간 EMC는 시스코뿐아니라 레노버, 폭스콘, 콴타 등과도 협력했다.

그러나 굴든 CEO의 컨버지드인프라 관련 언급이 델과의 합병을 앞둔 EMC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EMC의 컨버지드인프라 전략에서 통합시스템용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과의 협력 우선순위는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 EMC의 스토리지에 델의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결합하는 방향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EMC 2015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자료 중 사업부 통합 연간 및 분기 매출 내역. 달러 강세였던 환율 영향으로 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현상유지,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 증가에 그쳤다.

다른 미국 IT기업과 마찬가지로 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매출 불이익이 작용했지만, 이날 공개된 EMC의 회계 실적은 미묘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델과의 합병을 앞두고 대대적인 비용절감 및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자체 시장 전략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 있다. 다만 EMC 임원들은 실적 추이를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고정환율 기준 수치를 근거로 삼았다.

투치 회장은 "2015년은 지정학적 이슈를 비롯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많은 해였다"면서도 "4분기 실적은 24분기 연속으로 전년동기대비 성장을 이었고, EMC는 큰 성장 기회를 잡는 데 집중했으며 올해도 뛰어난 기술적 진전을 이룰만한 요소를 잘 갖췄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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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매출은 70억1천만달러다. 제품 매출이 41억1천만달러, 서비스 매출이 29억달러를 기록했다. 70억5천만달러였던 전년동기대비 낮지만 감소율은 1% 미만으로 현상유지에 가깝다. EMC는 환율 영향을 배제할 경우 오히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고정 환율 기준으로 분기 매출을 비교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익면에서는 부진했다. 분기 순이익은 7억7천만달러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거둔 11억5천만달러에서 32.8% 줄어든 결과다.

2015 회계연도 매출은 247억달러다. 제품 매출이 135억1천만달러, 서비스 매출이 111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244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던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이번에도 환율 영향을 배제하면 EMC에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고정 환율 기준으로 연매출을 비교시 전년대비 5% 성장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다만 이익면에서는 연간 실적을 보더라도 추세가 좋지 않다. 연간 순이익은 20억달러다. 지난해 거둔 27억1천만달러에서 26.7% 떨어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