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통했다...KT, 1조클럽 복귀

비용절감, 미디어-콘텐츠 수익성 개선

방송/통신입력 :2016/01/29 11:07    수정: 2016/01/29 16:53

KT가 비용절감과 미디어/콘텐츠 등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다시 복귀했다.

2014년 취임한 황창규 회장의 신경영 전략이 급변하는 통신업계에 어느 정도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지난해 4분기에는 단체임금협상에 따른 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처리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고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 됐지만, 1년 전체로 볼 때는 선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통신 사업자간 경쟁이 다시 격화되고, 특히 외산폰의 반격과 알뜰폰 인기 등 대내외적인 변수들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29일 KT는 지난 한해 매출액 22조2천812억원, 영업이익 1조2천929억원, 당기순이익 6천3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황창규 KT 회장.

KT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매출 5조9천589억원, 영업이익 2천672억원, 당기순이익은 9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8.5%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2.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적자전환 됐다.

KT가 지난 한해, 영업이익과 단기순이익에서 흑자전환 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절약했기 때문이다.

2014년 명예퇴직 시행에 따라 지난해 인건비는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사업경비 역시 비용절감 등에 따라 전년에 비해 1.5% 줄었다. 또 접속료 인하에 따른 접속비용 감소 등으로 17%의 서비스 구입비를 아꼈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해 KT는 전년 대비 7.6% 영업비용을 아꼈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도 전년보다 10.8% 절약됐다.

사업부문별로는 무선부문에서 소폭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LTE 가입자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단 접속료 인하와 가입비 폐지로 접속 및 기타 매출은 감소했다. 종합적으로 무선수익은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고무적인 것은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가입자 당 평균 수익(ARPU)이 늘었다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연간 가입자 당 평균 수익(ARPU)이 2.9% 상승했다. 4분기 ARPU는 3만6천491원으로 이전 분기보다 0.8% 증가했다.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최근 110만을 넘었고, LTE 가입자 및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유무선 분야에서 ARPU 상승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선전화 가입자 감소와 통화량 감소의 영향으로 유선수익은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KT 2015년 및 4분기 실적표.

또한 KT는 미디어/콘텐츠 수익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전년에 비해 10.2% 수익이 성장했는데, 이는 IPTV 가입자와 광고 등 부가 매출 성장 요인이 주효했다. IP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69만 명 증가한 655만명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에서도, KTH의 T커머스 플랫폼 매출 증가와 나스미디어 광고 성장, KT뮤직의 음악유통 매출 증가분이 반영됐다.

금융사업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 BC 카드 매출호조로 전년 대비 5.9% 성장했으며, 기타서비스로 분류되는 글로벌 ICT/솔루션 매출과 KTIS, KTCS 연결편입 영향으로 전년 대비 29.5% 성장했다. 여기에 부동산 수익이 전년에 비해 4.7% 늘어 힘을 보탰다.

상품수익에서는 공시지원금 회계처리 변경으로 전년 대비 14.9% 수익이 감소했지만, 4분기 프리미엄폰 단말 판매 확대로 출고량과 출고가 상승효과를 거뒀다. 이에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전분기 대비 47.7% 수익이 증가했다.

KT 금융 수익표.

전체적으로 볼 때 KT는 지출 비용은 아끼면서도 무선 시장과 미디어/콘텐츠/금융 등 대부분의 사업 분야에서 결실을 거두며 연간 기준 흑자 전환했다.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명예퇴직과 부실 자산 처리 등으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실적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르며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성에도 불구하고 매출정체 등 전체적인 성장 면에서는 우려되는 부분도 엿보인다. 유선 시장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아직 더 투자가 필요한 기가인터넷과 경쟁이 치열한 무선 분야에서 이를 얼마나 뒷받침해 줄 지가 관건이다. 특히 단말기유통법 이후 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정부가 적극 홍보하고 나선 만큼 이에 따른 수익감소도 KT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수익개선의 목표를 달성한 황창규 회장은 조만간 다가올 5G 이동통신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 신사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황 회장은 새해 신년사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해 5G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에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T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G-1000을 맞아 광화문 올레스퀘어 앞에서 체험혈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스피드 스케이팅 이규혁 선수가 팬사인회를 하며 5G 올림픽 홍보지원을 하고 있는 모습

5G의 경우 2017년 기술 개발을 끝내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험무대 삼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해 대한민국 금융 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사물인터넷 표준화를 주고하고 빅데이터와 크라우드 등 잠재된 경쟁력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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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 통신시장 환경은 그 어느때 보다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알뜰폰 열풍과 중저가폰-외산폰 밀기 전략, 그리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등으로 업체간, 사업자간 충돌 가능성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KT는 불필요한 지출 비용은 절약하면서도 확실히 차별화된 전략과 서비스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유선과 방송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 자리를 지키면서도, 무선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벌이면서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바짝 추격하느냐가 KT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