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4~7등급도 10% 안팎 중금리 대출 길 열린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하면 1.4조 규모 시장 생길 듯

인터넷입력 :2016/01/27 17:46    수정: 2016/01/27 18:08

손경호 기자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 저축은행, 보증보험사와 연계해 올해 안에 1조원대 중금리 대출 시장을 조성한다.

카카오뱅크, K뱅크가 출범하게 되면 3년 간 약 1.4조원 규모 중금리 대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보다 앞서 기존 은행, 저축은행 등에서도 그동안 고금리로 인해 대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신용등급 4등급~7등급에 해당하는 개인 혹은 사업자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1등급~3등급까지 고신용자는 은행으로부터 5% 미만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나 4등급~7등급까지 중신용자들은 이하 등급의 저신용자들과 마찬가지로 20% 이상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일종의 '금리단층'이 존재했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기존 은행, 저축은행이 보증보험과 손잡고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존 은행이나 저축은행 입장에서 중금리 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신청자의 신용도를 파악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11% 수준에 달하는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를 평가할만한 수단이 없었다는 점도 중금리 시장을 꺼려왔던 이유다.

금융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앞서 은행, 저축은행이 서울보증보험사와 연계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우리은행 위비뱅크 모바일대출에 적용된 이 모델은 은행,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해 준 뒤에 보증보험에 일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만약 대출자가 금액을 상환하지 못하면 보증보험이 은행, 저축은행에 대출금을 보장하되 연체율이 일정수준을 넘어설 경우 금융사도 추가로 손실을 부담하도록 했다.

대출 부실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용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수다. 카카오뱅크, K뱅크는 해당 사업에 참여한 여러 기업들로부터 방대한 고객정보를 수집해 이전보다 정확하게 신용도를 평가해 중금리 대출로 인한 부실율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은행, 저축은행 등도 신용평가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대출잔액, 연체여부 등 기본정보 뿐만 아니라 대부업 이력정보(취급기관명, 대출취급액, 연체금액 등)에 대해서도 정보 공유를 확대한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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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자 입장에서 여러 관련 금융상품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금융상품 한눈에'라는 금리비교사이트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금융위는 2월 중 서울보증보험,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와 함께 MOU를 체결하고, 중금리 대출을 희망하는 금융회사들과 함께 TF를 구성해 오는 하반기부터 보증보험과 연계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