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만 재송신료 합의…케이블-IPTV 업계 '부글부글'

"CPS 폭탄 터질까" 우려...지상파, 53% 인상 요구

방송/통신입력 :2016/01/25 18:56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씨앤앰과 지상파 방송 3사간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계약 타결이 임박하면서 전체 유료방송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씨앤앰과 지상파 방송사간 CPS 결과가 나머지 케이블TV 업계는 물론 IPTV, 위성방송 등 여타 유료방송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 케이블TV 사업자 씨앤앰이 지상파 3사와 적정 CPS 금액을 두고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양측이 최종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CPS 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최종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해부터 기존 지상파 재송신료를 280원에서 430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유료방송사간 출혈경쟁과 해외 OTT 업체들의 국내 시장공략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존 재전송료의 53%에 달하는 요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같은 요구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 그동안 공동 연대 움직임으로 맞서왔다.

유료방송 업계는 그동안 한 목소리로 지상파가 요구하는 재송신료가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씨앤앰의 독자적인 움직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PS 280원도 많다는 유료방송 업계

재송신료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를 재전송하는데 따르는 콘텐츠 저작권료이다. 그동안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들에 가입자당 월 280원의 재전송료를 지급해 왔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무리한 재전송료를 요구해 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에 재전송료와 함께 송출료를 상호 정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지상파 방송사들이 케이블TV나 IPTV 망을 통해 광고방송을 송출함으로써 얻고 있는 수익을 송출료로 정산하겠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광고 송출료가 산정될 경우,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에 지불하고 있는 월 280원의 재전송료도 과도 하다는 입장이다.

한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지난 13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이 지상파 3사에 개별SO 10개사가 가입자당 190원씩 손해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이 났을 때도 케이블TV업계는 190원도 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소할 뜻을 내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IPTV업체 관계자 역시 “IPTV가 2008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당시,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요구를 다 받아들여 줬지만 280원은 과하다고 보는 게 업계 시각"이라면서 "때문에 IPTV업계도 케이블TV와 지상파 간 재송신료 협상 결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씨앤앰과 지상파 깊어진 밀월관계

씨앤앰은 케이블TV 3위 업체지만, 지상파와 주문형비디오(VOD) 계약에 있어서도 여타 케이블 업체들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대부분의 케이블TV업체들이 지상파 VOD 콘텐츠 계약을 전담업체인 케이블TV VOD를 통해 진행중인 반면에 씨앤앰은 지상파와 단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지난 1월 다른 케이블TV 업체들이 지상파 VOD 블랙아웃이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씨앤앰은 VOD 블랙아웃 사태를 피해갔다.

씨앤앰은 VOD 재계약에 이어 지상파 재송신료 협상에도 독자 노선을 택했다. 씨앤앰은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 운영사인 콘텐츠연합플랫폼과 플랫폼 제휴 및 콘텐츠 공동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씨앤앰은 지상파와 재송신을 포함한 적정한 콘텐츠 대가에 대해 합의한 것이 오늘 제휴의 기틀이 됐다"고 지상파와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업계에서는 씨앤앰이 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의 매각을 앞두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씨앤앰 發, 재송신료 후폭풍 불까?

씨앤앰과 지상파 3사간 재송신료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케이블TV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지상파와 여타 케이블TV 업체들이 진행중인 재송신료 관련 소송은 물론 VOD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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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상파가 씨앤앰과의 계약 조건을 앞세워 다른 유료방송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2년 이전까지 케이블TV업체들은 지상파 측에 재송신료를 지불하지 않아 왔지만, 몇몇 MSO 들이 개별적인 사정으로 지상파가 요구한 280원에 CPS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체 MSO들이 동일한 금액에 계약을 체결한 전례가 있다.

한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앞둔) 씨앤앰의 특수한 사정은 알겠지만, 재송신료는 남아있는 업체들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향후 지상파와의 재송신료 협상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