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노숙자를 고용한 결과는?

노숙자와 동떨어진 근무 환경, 계약 종료후 해고

방송/통신입력 :2016/01/25 09:58    수정: 2016/01/25 10:02

미국 뉴욕에만 6만 명 이상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마존이 지난해 말 노숙자를 고용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아마존과 노숙자를 연결한 단체 등에 따르면 아마존의 새로운 고용 프로그램은 노숙자들에 좋지 않은 경험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노숙자들의 생활을 고려하지 않은 근무 환경을 제공했고, 임시 계약이 만료되면 노숙자들이 다시 길거리에 나 앉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재키 윌리엄 씨는 가방에 들어간 의류 외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공인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시애틀로 왔다. 일자리와 임금이 부족한 텍사스 달라스에서 건너온 윌리엄 씨는 공인 간호사 자격증이 달라스에서만 유효할 뿐, 시애틀에서는 즉시 사용이 불가능한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됐다.

아마존

이에 윌리엄 씨는 시애틀에서 노숙자가됐다. 직장을 잃고 노숙자가 된 윌리엄 씨는 노숙자가 일을 익히도록 도움을 주는 기독교 여자 청년회(YWCA)에서 아마존 취업 설명회에 참여할 수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마존이 개최한 취업 설명회는 기대를 품기에 충분했다. YWCA에서 프로그램을 알선한 마이크 슈워츠 씨는 “노숙자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노숙자를 고용해 아마존은 세금 면제와 인력 확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노리는 기업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보다 먼저 노숙자를 다년간 고용한 경험이 있다.

아마존이 노숙자를 고용하기 위해 YWCA에 접촉한 것은 지난해 가을 무렵. 아마존은 “물류 창고에 상주하는 임시 고용직을 원한다”고 취업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초 아마존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고 노숙자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윈-윈 프로그램으로 간주했지만 곧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 번째 문제는 아마존이 모집한 것은 야근과 오후 교대 일이 대부분이었다. 아마존이 제시한 직종은 대부분의 노숙자 보호 시설이 하루 동안 폐쇄돼 있고, 야간에는 통행 금지가 돼 한밤중에 시설을 출입 할 수 없는 노숙자의 실정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만약 노숙자가 야근 등으로 늦었을 경우 보호 시설에서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또 하나의 문제가 아마존이 모집하고 있던 것은 '이주 노동자'였다는 점이다.

슈워츠 씨는 노숙자에게 “성실히 일하면 기간 후에도 일하고 급여를 받을 수있다”면서도 “아마존이 지금까지도 많은 임시 노동자를 고용한 뒤 기간 후 해고해 온 것을 제대로 파악 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만약 당신이 노숙자 임시 노동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다지 큰 도움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오히려 당신을 해칠 가능성도있다. 또한 (임시 노동자는) 자신의 임금에서 충당해 집을 빌리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노동 기간이 끝나면 갑자기 바닥에 구멍이 떨어지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 노동이 노숙자가 안고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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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워츠 씨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과 협의하는 장을 마련하려 했지만, 아마존과과 접촉하는 것이 어려워 해결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시애틀 지역의 여러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노숙자에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것은 전망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