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시대, SNS 기반 개인신용평가 주목하는 이유

컴퓨팅입력 :2016/01/13 17:03

황치규 기자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좀더 지능화된 개인 신용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같은 5등급이라고 해도 리스크는 다르게 마련인데, 기존 신용평가모델로는 이걸 세분화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돈을 값을 가능성이 큰 5등급과 그러지 못할 5등급을 나눌 수 있어야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어떻게 해야 개인별로 세분화된 신용평가를 할 수 있을까? 어떤 회사 다니는지, 연봉은 얼마인지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상보고 신용을 평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에서의 활동을 근거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술이다. 다수 업체들이 SNS 활동을 분석해 신용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런 가운데 SNS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제공하는 글로벌 핀테크 업체 렌도가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해 주목된다. 렌도는 한국 신용평가모형 개발 업체인 에프케이비씨지(FKBCG)와 제휴를 맺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에프케이비씨지는 신용평가 및 스코어링 분야 전문 업체로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FICO의 국내 스코어링 솔루션 파트너로도 활동 중이다.

FKBCG에 따르면 렌도는 금융거래 정보가 아닌 비금융 대안 정보를 의미하는 얼터너티브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및 비대면 인증 분야 전문 업체로 자체 개발한 평가모형에 적용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2011년부터 필리핀, 멕시코, 콜롬비아 등에 P2P대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 15개 정도 국가에 얼터너티브 리스크 평가를 위한 스코어를 제공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콜롬비아 보고타, 멕시코시티, 뉴욕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FKBCG는 렌도 플랫폼에 한국 실정을 반영한 신용평가 기술을 버무려 시중은행, 카드사,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중금리 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인화된 신용 평가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시중 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든 사람들에겐 기존 신용평가모델은 커다란 장벽이다. 그러나 이들 계층에 있는 이들 중에는 빌린 돈을 값을 수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기존 신용평가 모델을 그걸 탐지하지 못할 뿐이다. 이들을 상대로 중금리 대출을 해줄 경우 빌리는 사람이나 빌려주는 사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빌리는 사람은 대부업체보다 싸게 빌릴 수 있고, 빌려주는 사람도 과거에는 놓쳤을 이들을 상대로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P2P 대출,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까지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FKBCG에 따르면 90년대 후반 이후 신용평가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는 컴플라이언스를 맞추는 수준에 그쳤고, 그러다보니 업체들 간 차별화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중금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신용평가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FKBCG의 김민정 대표는 "금융 회사들이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면서 "기존 신용평가모델에 의존해 모든 사람들의 신용도를 획일화시키는 것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SNS 기반 신용평가는 부가 정보다. 기존 신용 평가 방식을 대체하는 건 아니다. 김민정 대표는 "SNS를 활용한 평가는 기존 신용평가로 변별이 안되는 이들을 분류하기 위한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렌도는 SNS, 스마트폰, 웹에 있는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뒤 자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같은 등급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세분화해 신용도를 평가한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기술력에 데이터를 모으고,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적인 경험이 합쳐져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다.

렌도는 2011년 창업 이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직접 대출을 진행하면서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3~4년간 알고리즘 고도화에 시간을 쏟아붓은 셈이다. 김민정 대표는 "신용 평가 기술이라는게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면서 "최소 2~3년간의 운용 경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기사

FKBCG는 렌도 기술에 국내 특성을 반영해 한국화된 SNS 신용 평가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청사진으로 내걸었다.핀테크 기업들이 신용평가 모델은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자사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에게 렌도 기술과 FKBCG의 솔루션을 소개하는 세미나도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렌도는 평가모형 알고리즘과 해외 성공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렌도 본사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김민정 대표는 "세미나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SNS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효과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안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