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못 산다'...車-IT 연합군 '합종연횡'

CES 2016 현장서 협력 방안 발표 잇달아

카테크입력 :2016/01/08 07:37    수정: 2016/01/08 08:02

<라스베이거스(미국)=조재환 기자>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6’이 자동차와 IT 산업계의 융합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가 두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CES 2016 개막 이틀째인 7일까지 IT업체들과의 협력안을 발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스마트홈 시스템 강화를 위해 LG와 손잡았고, 아우디는 첨단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퀄컴과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엔비디아는 볼보와 손잡고 자율주행용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도입안을 발표했다.

자동차 전시 규모는 이전 행사 때에 비해 25% 확대됐다. 예전에는 전시홀 절반 정도만 채워졌지만 올해엔 전시홀 전체가 모자를 정도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협력 체계를 구축해 차별화된 자동차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 CEO, 아우디 전시장에서 엄지 척

CES 2016 첫 날인 6일에 열린 아우디 미주법인 프레스 컨퍼런스엔 낯 익은 손님이 찾아왔다. 그래픽칩 제조사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행사장을 직접 찾은 것이다.

부스에서 직접 진행된 아우디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e-트론 콰트로 컨셉트의 주요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 차 외부에 사이드 도어 대신 카메라가 장착됐고 외관 LED 램프, 버추얼 대시보드 등의 기능이 적용된 콘셉트 차량이다. 아우디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대표 차량에 속한다.

아우디 CES 2016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에 모습이 잡힌 젠슨 황 엔비디아 CEO(화면 오른쪽), 그는 엄지척을 들며 아우디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리키 후디 아우디 AG 전기차 개발 담당 부사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직접 소개했다. 아우디와 엔비디아가 데이터 및 클라우드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섰기 때문이다.

젠슨 황 CEO는 시간 제약 때문에 직접 무대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전시장 화면에 잡힌 그는 엄지척을 들며 향후 아우디와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엔비디아는 아우디 뿐만 아니라 볼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자율주행차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 2'가 볼보의 자율주행 프로젝트 ’드라이브 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롭 손거 엔비디아 자동차 부문 총괄 책임자는 “볼보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량이 대중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LG도 협력에적극적...신중론도 나와

자동차 산업 진출에 대한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CES 2015에서 BMW와 함께 ‘터치 커맨드’ 시스템 개발 협력을 발표했고, 구본준 LG 부회장의 경우 CES 2015에 이어 CES 2016에서도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구 부회장은 메리 바라 GM CEO 기조연설 참석에 이어, 포드 임원진들까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LG그룹 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게 돼 스마트카 시장 확장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과 포드 임원진들과의 구체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LG가 폭스바겐과 포드를 손잡고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 강화에 힘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 로고를 활용해 스마트홈의 이점을 CES 2016 부스에 소개한 폭스바겐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6에서 LG전자와 달리 자동차 분야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꾸민 만큼, CES 2016을 계기로 BMW와의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 대한 삼성과 LG 등의 움직임은 향후 국내 산업의 흐름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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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중론도 나온다. 아직 협력 구성 단계가 초기인만큼 시행 착오도 예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폭스바겐과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협력을 진행해 왔다”며 “협력을 통한 사업화에 대해 논의중이지만 현 시점으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