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으로 놀아줄 뿐인데"...MCN, 키즈 콘텐츠가 뜬다

어린이 타겟으로 하는 1인방송들 '대박'

방송/통신입력 :2015/12/24 16:11

# 네살배기 딸을 둔 30대 주부 김모 씨. 김씨는 요즘 유튜브 '토이푸딩TV'와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란 동영상을 구독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딸에게 어떤 장난감을 사줄지 고민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실제 장난감이 어떻게 구성돼 있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유용하다.

#그의 딸도 두 채널과 함께 '클레이앤토이즈'도 구독한다. 동영상 제작자가 장난감 캐릭터에 맞게 역할극을 펼치는데, 캐릭터들끼리 대화하고 노는 상황을 실감 나게 재연한다. 아이가 동영상을 보며 노는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한다.

1인 방송과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시장이 새로운 디지털방송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최근들어 유아 및 초등학생 등을 주 타깃으로 하는 키즈 콘텐츠들이 주목 받고 있다.

장난감 포장을 뜯으며 장난감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토이푸딩TV'는 올해 국내 유튜브 인기 동영상 탑10중 4위를 차지했다. 가수 '싸이'채널(7위)이나 1인 방송 BJ로 유명한 김이브(10위)도 제쳤다.

키즈콘텐츠로 MCN 사업을 시작한 '캐리소프트'는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18억원의 투자를 유치, 주목받는 벤처로 올라섰다. 캐리소프트는 유튜브에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란 키즈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12월 기준으로 4억9천만 조회수와 4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블TV VOD에서 방영하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화면

캐리소프트도 토이푸딩TV처럼 유튜브 채널에서 장난감 리뷰 동영상을 제공한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채널의 경우,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타겟으로 하지만 부모들도 장난감 구성이나 놀이 방법 등을 알기 위해 함께 구독하기도 한다. 캐리소프트의 또 다른 채널 캐리북스나 캐리앤플레이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책이나 보드게임 등을 소개해준다.

UHD(초고화질) 카메라로 제작하기 때문에 TV플랫폼 진출도 유리하다. 지난 10월부터 케이블TV VOD의 UHD채널 유맥스에서 매주 1편씩 방영되고 있으며, 이달에는 SK브로드밴드의 B tv에 유료 VOD형태로 진입했다. 회사측은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키즈 콘텐츠는 언어에 상관없이 장난감 하나로 공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 구독자들 뿐만 아니라 해외 구독자들에게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이푸딩TV의 해외 구독자 비율은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역시 20%가 넘는다.

토이푸딩은 대사는 없고 장난감에서 나오는 소리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또한 주요 타겟층이 글을 아직 읽을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있어 등장인물 보다는 장난감이 중요하다.

토이푸딩TV의 '콩순이 뽀로로 와 초콜릿 자판기 장난감놀이' 동영상 장면 캡쳐

캐리소프트 관계자는 "우리나라 독자들도 해외 장난감 채널을 많이 구독하고 있다"며 "이들 키즈 콘텐츠는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나이인 어린이들이 주요 독자층이라 외국어 자막도 필요 없고, 장난감이라는 비주얼로 승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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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영상을 만드는 '허팝' 또한 새로운 1인 미디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허팝은 CJ E&M과 파트너를 맺고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신기한 음식을 만들거나, 초등학생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주제로 실제 실험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CJ E&M 관계자는 "키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허팝 등 1인 창작자의 콘텐츠를 IPTV용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올레tv에서 MCN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