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폭발한 호버보드 배터리는 위조품”

정품과 글씨체 달라…'SAMSUNG' 로고 'SAMSING'으로 잘못 표기

홈&모바일입력 :2015/12/22 11:40    수정: 2015/12/22 11:48

정현정 기자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호버보드(Hoverboard) 폭발 사고에 대해 소형 배터리 1위 업체인 삼성SDI가 위조 배터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타임지로부터 '올해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호버보드는 두 개의 전동바퀴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으로 최근 미국과 영국 등지의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삼성SDI는 “현재까지 조사 당국과 자체 확인에 의하면 위조 배터리가 폭발의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삼성SDI는 현재 노트북,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업체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지만 호버보드 업체에는 공급하고 있지 않으며 호버보드 폭발사고와 삼성SDI는 무관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미국 ABC 방송은 호버보드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현지 조사당국의 말을 빌어 이번에 사고가 난 호버보드에 들어간 배터리가 시장에 유통 중인 배터리 위조품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사고 배터리가 삼성 제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위조된 것이 확실하다"는 사고 조사 담당 경찰관의 멘트도 인용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진품 여부는 배터리 셀의 상태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호버보드의 경우 배터리셀과 각종 회로, 케이스로 구성된 배터리팩을 뜯거나 분해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호버보드용으로 쓰이는 배터리 셀은 원통 모양으로 일반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AAA 건전지와 모양이 흡사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호버보드의 배터리 셀과 삼성SDI의 정품 배터리 셀을 비교해보면 삼성SDI 정품은 바코드가 없는 반면, 위조품을 정품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인식조차 되지 않는 바코드가 배터리 셀 표면에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I 정품 배터리와 위조된 호버보드용 배터리셀 비교 (자료=삼성SDI)

또 위조품 표면에 인쇄된 ‘SAMSUNG SDI’ 로고의 글자체도 정품과 달랐다. 예를 들어 정품의 ‘I’는 바탕체인 반면 위조품은 굴림체 ‘I’인 식이다. 아예 ‘SAMSUNG’ 로고를 ‘SAMSING’으로 잘못 표기한 위조품도 일부 있었다.

최근 디지털 기기가 모바일화에 따라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싸구려 소재를 사용해 만든 위조 배터리도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며 주의의 대상이 돼 왔다. 대부분의 위조 배터리는 정품 대비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하기 때문에 재료, 설계, 안전검사 등 여러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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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위조품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가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뜨거워질 수 있으며 배터리 내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화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또 방전시간이 짧아지거나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정품에 비해 배터리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호버보드와 같이 배터리가 탑재된 전자기기 또는 전동기기를 구매할 경우 배터리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 “완제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안전성 및 품질이 보장된 정품인지를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