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첫삽 떴다

2018년 세계 1위…"제2 반도체 신화 쓴다"

홈&모바일입력 :2015/12/21 12:00    수정: 2015/12/21 15:15

정현정 기자

<송도(인천)=정현정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2018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 도약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바이오 플랜트를 착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내 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외빈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총 8천500억원이 투자돼 단일 바이오 플랜트로 세계 최대인 18만리터 설비규모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성을 갖춘 시설로 건설될 예정이다. 2018년 9월까지 공장 완공이 이뤄지면 밸리데이션(Validation, 생산설비 및 시스템 등이 적절하게 운영되는지 검증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과정)을 거쳐 2018년 4분기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제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이 36만리터로 증가해 론자(26만리터), 베링거잉겔하임(24만리터) 등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제3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오는 2025년 이후에는 매출 2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바이오의약품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11년 4월 인천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9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후 2013년 7월부터 3만리터 규모 제1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후 미국 BMS와 스위스 로슈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만 5년 만에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 세계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1공장은 지난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공식 생산 승인을 취득하기도 했다.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앞당겨 건설된 제2공장은 15만리터 규모의 대형 산업플랜트로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착공하는 제3공장은 건설부지 면적만 9만7천㎡, 연건축면적만 3만3천평에 이르는 메머드급 공장이다. 이 곳에서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할 예정이다. 의약품 제조공장은 반도체나 정밀화학 공장과 마찬가지로 2년에 한 번씩은 공장을 셧다운해서 초순수나 유틸리티를 종합 점검하고 보수하는 기간이 필요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독창적인 하이브리드형 설계로 모든 설비를 이중화해서 365일 가동 중단 없이 연속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일 규격 규모 18만리터로 세계 최대 규모에 셧다운이 없어 실제 가동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생산능력은 제2공장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 비용 역시 획기적으로 낮췄다. 최근 해외 경쟁사들이 9만리터 규모 공장 건설에 1조원 정도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18만리터 규모에 8천500억원이 투입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리터당 투자로 환산하면 글로벌 제약사 대비 43% 비용으로 동일한 성능을 가진 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제3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시장점유율이 32% 수준까지 오르면서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매출과 이익 전 분야에서 CMO 시장 1위에 올라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제3공장 투자를 조기에 결정했다”며 “세계 최대 규모로 설계된 제3공장은 바이오제약 업계 최초로 365일 연속 풀가동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드림 플랜트(Dream Plan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도 반도체처럼 아웃소싱을 기반으로 한 생산체제로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고 있다. 현재 CMO 업계에서 위탁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20~30% 수준으로 나머지 70%는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가 직접 생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980년대 모든 전자회사가 필요한 반도체는 직접 생산하던 체제에서 반도체 전문 회사가 저렴한 가격에 반도체 공급을 시작하면서 위탁 생산 체제가 자리잡은 것처럼 바이오 의약품 역시 2020년 이후에 바이오 제약 회사들이 대규모 플랜트 투자를 통해 자사 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위탁 생산을 선택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한 사장은 “2020년까지 생산능력과 매출, 이익 면에서 모두 1위에 올라 CMO 업계를 압도하는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1차 목표”라면서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도 경쟁력있는 플랜트를 기반으로 엄청난 이익과 매출을 내는 반도체처럼 큰 신화를 이룰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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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두 개 정도 공장을 더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남아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수급 상황을 고려해 제4, 제5 공장 증설 투자 및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바이오 헬스 산업은 2020년 2천700억달러에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IT를 뛰어넘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미국과 유럽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 제조 강국으로 위상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