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찾아가는 디지털금융"...농협 오픈API 개봉박두

11일 본격 서비스 시작

컴퓨팅입력 :2015/12/08 15:56    수정: 2016/08/23 12:06

손경호 기자

NH농협은행이 오는 11일부터 자사 금융정보를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오픈API를 정식 서비스한다. 농협계좌를 확보하고 있는 고객들이 입출금, 이체는 물론 거래내역조회 등 서비스를 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뱅킹앱 외에 다른 핀테크 기반 앱이나 서비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8일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김봉규 팀장에 따르면 오픈API 플랫폼은 크게 이체, 입출금, 조회 API가 세분화해 제공한다. 각각을 조합해 NH농협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앱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여러 핀테크 서비스에서 농협계좌로부터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은행이 제공하는 API를 가장 많이 연동시켜놓은 곳은 SK플래닛이 제공하고 있는 간편결제서비스인 '시럽페이'다. 여기에는 출금이체API, 입금이체API , 예금주조회API, 잔액조회API, 거래내역조회API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농협계좌를 사용하는 고객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해 시럽페이 내에서 직접 이체가 가능토록했다.

웨이브스트링이라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운영 중인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이즈'에는 출금이체API, 입금이체API, 잔액조회API가 적용된다. 코인이즈는 주식거래에 사용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유사한 방식으로 웹사이트와 스마트폰앱을 통해 비트코인 및 유사한 암호화 화폐인 알트코인, 대시코인을 시세에 따라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각종 암호화 화폐를 사고팔기위해서는 이전까지 고객들이 자사 법인계좌로 입금하면 해당 내역을 일일이 확인한 뒤 거래소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KRW포인트'를 제공했다.

웨이브스트링 이정인 이사는 "NH농협은행이 제공하는 API를 적용해 거래소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코인이즈앱에서 본인명의 문자메시지 인증을 거치는 것만으로 KRW포인트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농협계좌 사용고객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금융사기방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더치트는 제공 중인 웹 및 앱에 환율조회API, 자기앞수표조회API를 적용했다. 수표조회API는 해당 수표가 정상적으로 발급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수표번호를 조회하는 방법으로 위변조나 사고신고가 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개인 간 직거래 등에 수표가 쓰일 경우 사기방지를 위해 유용한 방법이다. 수표 발급 정보는 국내 은행들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농협 API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은행에서 발급한 수표가 문제가 없는 것인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농협계좌에 대한 거래내역조회, 잔액조회를 위한 API의 경우 핀테크 서비스 내에서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리하지만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NH농협은행이 금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NH농협은행이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오픈API는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보다 빠르게 자사 서비스를 농협계좌와 연동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이러한 API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유료로 제공된다. 수수료는 예금주실명조회 등에서 건당 40원, 일정건수 이상 썼을 때 최소 건당 150원 이상 최대 500원까지 과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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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규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프로모션을 통해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서비스를 신청한 기업들과 연동테스트를 거쳐 실제 적용하기까지 약 2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업들이 활용해 왔던 펌뱅킹의 경우 수수료가 훨씬 비싼데다가 실제 구축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픈API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은행이 보유한 금융정보를 활용해 더 발빠르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