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SAP, 미래 엔터프라이즈 앱 전략은?

컴퓨팅입력 :2015/12/07 17:54    수정: 2015/12/07 18:22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았다. 클라우드 기술의 도래와 성장, 고객 요구사항의 변화, 근무공간의 디지털화 등은 전통적인 SW 회사들로 하여금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SW시장에서 강호로 군림해온 오라클과 SAP 역시 변화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클라우드 우선 전략으로 중무장한 새로운 경쟁들이 오라클과 SAP의 밥그릇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오라클과 SAP도 넋놓고 있지는 않다. 양사 모두 기존 고객 기반을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유지하기 위해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오라클과 SAP가 마주친 도전은 동일하다. 그러나 응전하는 전략은 다르다. 두 회사의 전략 중 미래 엔터프라이즈 앱에 더 맞는 것은 무엇일까. 테크리퍼블릭이 최근 오라클과 SAP의 미래 전략을 정리했다.

클라우드 시대, 오라클과 SAP에게 승리를 안겨줄 전략은 무엇일까

■오라클, 클라우드 중심으로 SW 재설계

오라클의 전략은 엔터프라이즈 앱 단순화보다 완전한 인프라스트럭처 제공 쪽에 집중된다. 포레스터의 폴 해머만은 오라클의 전 사업중 엔터프라이즈 앱의 비중을 25%로 추산했다. 데이터베이스, 인프라스트럭처, 하드웨어, 비즈니스인텔리전스 등을 제외한 계산이다.

오라클은 한때 클라우드의 정반대 진영에 있었다. 그리고 3년전 입장을 180도 바꿔 클라우드로 모든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오라클과 SAP 모두 엔터프라이즈 앱 전략이 클라우드 전략과 거의 동일하다. 인수합병과 내부의 유기적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

IDC의 크리스틴 도버 리서치부사장은 “오라클이 내부 개발에서 좀 더 앞섰다”며 “CRM 같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다수를 클라우드에 준비된 상태로 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얀 크리시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프로덕트개발그룹 부사장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ERP, HCM 같은 제품에서 제공하는 일반적인 기능뿐 아니라 그들이 서식하는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기능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에서 영업인력자동화나 HCM을 말할 때 한가지 기능으로 엔터프라이즈에 맞추는 건 충분치 않다”며 “고객은 표준 기술과 프로세스와 데이터 사이에 끊임없는 통합으로 조율되는 종합적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오라클 퓨전 애플리케이션, 특히 ERP에 있어 오라클의 클라우드 기반은 모호하다. 그러나 HR과 CRM의 경우 금융위기에 따라 일찍부터 클라우드로 이동했다.

IDC의 크리스틴 도버는 “일단 회계 같은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로 교체됐고, 기업이 다른 앱까지 클라우드로 옮기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CLSA의 에드 맥과이어는 “오라클은 이전의 구축형 앱을 클라우드 모델로 옮기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고객경험, 인사재무관리 등은 물론, 전통적인 구축형 ERP, 공급망 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SAP의 초점은 하이브리드 접근법이다. 반면, 오라클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앞서가고 있다. 도버 부사장은 “오라클의 신규 고객 다수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고객을 붙잡는 것이다. 클라우드 경제는 여전히 많은 기업에게 새로운 경향이고, 구매비용을 운영비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충격을 줄 수 있다. 오라클의 크리시난 부사장은 “오라클 전략은 모든 것을 한번에 옮기는 게 아니라, 앱을 선택해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돕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스티펠 보고서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 인색한 수치를 매겼다. 스티펠 보고서는 “오라클은 50억달러 규모 유지보수 매출의 1%도 안되는 1천500만달러만 SaaS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크 허드 오라클 CEO는 지난 10월 실적발표에서 “SaaS 매출은 성장하고 있다”며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23% 성장했고,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36% 성장했다”고 발언했다.

IDC의 도버 부사장은 “오라클은 매출을 포기하고 고객을 클라우드로 이동시키는 영업을 장려해왔다”며 “이런 영업 촉진이 끝나가고 있으므로, 클라우드와 애플리케이션 매출의 상승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AP, 연구개발보다 M&A

SAP의 엔터프라이즈 앱 연구개발 전략은 기업 인수에 초점을 맞춘다. 클라우드 기반 제품인 아리바, 콘커, 석세스팩터스 등이 최근 수년 사이 SAP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을 채우고 있다.

각 인수합병은 매우 두드러졌다. 콘커 인수에 들인 돈은 84억달러였고, 아리바 인수에 들인 돈이 34억달러에 달한다.

SAP는 과거에 오라클만큼 SW 스택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인프라스트럭처 스택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늘날 SAP의 애플리케이션 전략 핵심은 인메모리 플랫폼인 ‘하나(HANA)’이며, 특히 S/4 HANA 비즈니스 스위트다.

퀸틴 클라크 SAP 최고사업책인자(CBO)는 “S/4 HANA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SAP HANA에 구축돼 트랜잭션과 분석 데이터를 통합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하며, 실시간 비즈니스를 실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4 HANA로 SAP는 코어를 재구축하고 있다”며 “HANA로 가능해진 분석 역량을 지렛대 삼아 맥락적이고 연결된, 날렵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SAP가 활용하는 UX 프레임워크인 ‘피오리’는 모바일로 확장하는 사용자 우선의 다지안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도록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SAP와 오라클은 모두 고객이 클라우드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구축형 SW 고객에 대한 지원과 업데이트 제공을 이어간다. 하지만, 점진적인 접근법이 SAP의 전략에서 더 큰 조각을 차지한다.

SAP는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재작성해왔다. 그러나 구축형에 더 치우친다. S/4 HANA 애플리케이션은 구축형과 클라우드 모두에서 사용가능하다. SAP는 고객의 클라우드로 이동을 완만하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포레스터의 폼 해머만은 “고객들이 한번에 클라우드로 점프하기보다 필요한 때 적절한 모듈을 집어넣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AP의 초점은 하이브리드 접근법과 함께 고객 선택이다.

SAP는 올해 20억달러 이상의 클라우드 매출을 거뒀다. 이는 전략적인 인수합병의 결과로 나온 수치다.

IDC의 도버 부사장은 “SAP가 하는 게 클라우드에서 많은 매출을 획득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콘커, 아리바, 석세스팩터스를 샀기 때문”이라며 “이 회사들이 SAP 클라우드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SAP의 실적발표보고에서 루카 뮤킥 SAP CFO는 클라우드 매출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확고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2018년까지 클라우드 매출이 같은 기간의 SW 라이선스 매출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애플리케이션 구매자가 바뀌었다

오라클과 SAP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확고한 선두주자지만, 게임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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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해머만은 “구매자는 역사적으로 IT였는데, 지금은 비즈니스 구매자가 더 많다”며 “오라클과 SAP는 새로운 구매자에게 가치 제안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 초점이 클라우드 세대의 경쟁자보다 오라클, SAP가 특출난 점을 찾는데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