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맞춤형 클라우드 전략으로 승부한다"

정문조 기업솔루션본부 상무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5/11/20 15:28    수정: 2015/11/23 13:09

황치규 기자

"글로벌 회사들의 파상공세를 막아라"

규모의 경제로 무장한 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기업들이 확실한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KT의 전략은 '맞춤형 클라우드'로 요약된다. KT 기업 솔루션 본부 정문조 상무는 "글로벌 회사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것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본격적인 활성화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들어진 서비스에 기업이 맞춰야 하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내부 실정에 맞는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문조 상무

KT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상 컴퓨팅 자원을 공유해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용 사내망급 인프라를 제공 중이다. KT 클라우드안에 특정 기업만을 위한 전용 공간을 별도로 제공하는 개념이다. 국내의 경우 보안을 이유로 전용 공간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은 것을 고려한 조치다.

정문조 상무는 "클라우드를 쓰는 국내 고객이 민감해 하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 거버넌스"라며 "공유된 인프라에서 불특정한 공간에 회사 데이터가 저장되는 것을 원치 않는 기업들이 많다"고 전했다. 보안도 독립적인 인프라를 선호하는 기업들에게는 전용 장비를 제공한다는 것이 정 상무의 설명이다.

KT의 전략은 하나의 컴퓨팅 자원을 가상화해 여러 곳에서 나눠쓸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이 효과적인 것처럼 보여도 당장 받아들이자니 보안 측면에서 왠지 불안한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화장품 업체 엔프라니 같은 회사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영업정보시스템(ESP), 그룹웨어 등 주요 시스템을 모두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KT가 올해부터 강도높게 추진해온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도 맞춤형 클라우드 전략의 일환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은 기업들이 KT유클라우드 비즈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존에 쓰는 IT시스템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 데이터센터에서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KT클라우드를 이용할 때 쉽게 연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문조 상무는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기존 인프라와 연동하는 것이다"면서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기업들이 기존 IT인프라 환경은 그대로 두고 새로 추가되는 것들은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도록 한뒤 기존 인프라와 클라우드를 하나인 것처럼 쓰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KT 데이터센터에서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네트워크 구성 등에 들어가는 품을 고려하면 KT 클라우드를 쓰는 것이 작업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정 상무는 "KT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기존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클라우드를 연계해 쓰고자 할 때 큰 이점이 있다"면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통합해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KT클라우드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KT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 이어 미국으로도 클라우드 인프라 거점을 확대한다. 일본은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진출했지만 미국은 KT가 직접 투자하고 운영도 직접한다는 방침이다. 정 상무는 "미국 LA에 데이터센터 상면을 빌려 클라우드 시스템을 자체 구성해 올해안에 오픈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15년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령을 통해 공공 기관들의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는 KT에게도 전략적 요충지다. 정문조 상무는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로 공공 시장에서 클라우드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보안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공공 기관 입장에서 KT 맞춤형 클라우드 전략은 더욱 호소력이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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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 8월 공공 기관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G클라우드를 공개했다. KT G클라우드는 인가된 공공기관만 쓸 수 있는 서비스로 기업용 클라우드와는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 또 CC인증을 받은 국내 보안 시스템이 투입됐다. 정문조 상무는 "G클라우드를 오픈하면서 이미 서울시(공공 자전거 사업), 정보화진흥원(NIA, 빅데이타 지원 사업) 등 6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면서 " 공공기관을 위해 보안과 신뢰성을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는 클라우드 생태계 확산에도 속도를 낸다. KT인프라에서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개발한 솔루션들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도 생태계 전략의 핵심 중 하나다. 정문조 상무는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2016년에는 마켓플레이스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