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블랙vs우버블랙…대세와 원조 싸움

고급 택시 시장 쟁탈전 본격 불붙을 듯

인터넷입력 :2015/11/13 16:19    수정: 2015/11/13 16:27

고급 콜택시 서비스의 원조인 우버가 합법적인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카카오와의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가치 58조원으로 평가 받는 우버와 국내에서 카카오택시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경쟁력을 한껏 높여놓은 카카오의 고급택시 시장 쟁탈전이 내년 초 본격 시작된다.

현재까지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국내 시장 만큼은 카카오에게 유리해 보이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이 어디에 집중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세 등에 업은 '카카오택시 블랙'

카카오는 지난 3일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 운행을 정식으로 시작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벤츠 E클래스 등 3천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고급택시 전문 기사 교육을 수료한 200여 명의 기사로 운영된다. 차량 외부에는 택시 표시 설비가 없어 겉으로 보기에 일반 고급 차량과 동일하고, 전문 기사의 친절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카카오택시 블랙 기본요금은 8천원이다. GPS로 위치와 이동경로를 확인하고, 거리와 속도를 기반으로 요금을 계산한다. 요금은 실시간으로 승객 앱에 표시된다. 결제는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자동결제 모듈이 사용되는데, 사용자는 카카오택시 앱에 미리 신용카드를 등록해둬야 한다.

카카오택시 블랙 기사가 기사용 앱을 통해 승객에게 전화를 걸 경우 승객의 전화번호는 일회용 안심번호로 보이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탑승 정보를 담은 안심메시지 전송도 가능하다.

■원조의 힘, 우버 블랙

우버는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우버블랙 기사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K9 차량을 판매한다.

카카오가 고급 콜택시 시장에 뛰어들자 불법 유상운송행위로 논란을 일으켰던 우버도 합법적으로 방식을 바꿔 우버 블랙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우버 블랙은 서울 시내 개인택시 기사들이 우버플랫폼을 통해 승객 호출을 받아 배차할 수 있도록 운영 재개를 준비 중이다. 기존 회사는 리무진 및 렌터카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우버 블랙을 불법적으로 서비스하다 서울시 등으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우버는 최근 기아자동차와의 제휴로 우버블랙 플랫폼을 통해 고급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택시기사들은 K9 모델을 특정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다. K9이 아니더라도 2천800cc급 이상의 차량을 소지한 택시기사들도 우버 블랙 운행이 가능하다.

우버 블랙은 세부 운영시스템 정비와 기사 모집 및 교육, 서울시의 승인을 마친 후 올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본료는 서울시와 협의 중인데 기존 가격인 5천원보다는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본요금이 5천원선에 맞춰질 경우 기존 모범택시 시장을 침범할 수 있어서다. 결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신용 카드 등록 후 사용이 가능한 페이팔 결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택시 블랙 vs 우버 블랙, 승객은 어디로?

카카오택시 블랙

일단 운행 차량 면에서는 카카오택시 블랙이 우버 블랙보다 우위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택시 블랙이 3천cc급 벤츠 E클래스 외제 차량으로 운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K9보다 승객들의 선호도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 우버 블랙의 경우 기아자동차와 제휴로 K9 차량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일 뿐 무조건 K9 택시로만 운행된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벤츠 E클래스 못지않은 차량이 우버 고급택시로 운행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택시 호출 방법에서도 카카오택시 블랙이 기존 카카오택시 앱에서도 이용이 가능해 보다 널리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택시는 현재 기사 회원 수 16만 명, 일 호출 수 50만 건, 누적 호출 수 3천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국내 앱 다운로드 수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만 1백만을 넘긴 상태다.

초기 승객들의 경험을 늘리기 위한 양사의 다양한 이벤트 경쟁도 불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카카오는 오는 30일까지 카카오택시 블랙 탑승 선착순 3만 명에게 1만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1인 1회, 첫 탑승 한정)

우버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재개에 따른 무료 탑승권 및 할인권 등을 대규모로 배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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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기사의 친절도나 차내에 비치된 생수나 휴대폰 충전 서비스 등은 양 서비스가 동일한 조건과 수준에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우버 측은 “기본료 책정은 현재 서울시 허가와 함께 논의되는 단계”라면서 “재정비를 통해 우버 블랙 서비스를 연내에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한적으로 운행 중이던 기존 우버 블랙 서비스는 일단 중단된 상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