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제네시스 EQ900 "온화한 군주"

직선과 곡선의 조화...품격 높인 실내 분위기

카테크입력 :2015/11/10 17:48    수정: 2015/11/11 13:36

정기수 기자

"제네시스 EQ900은 키 193㎝인 나도 뒷좌석에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차다. 부드러움과 안전함을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며 스마트한 통제가 가능하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은 10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를 언론에 사전 공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소개하며 '온화한 군주(Gentle Sovereign)'라는 한 마디로 정의했다. 차량의 안락함과 정숙성, 승차감을 극대화 하는 동시에 주행성능을 대폭 강화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Q900는 4년간 1천200여명의 전담 연구원이 투입됐다. 개발비용만 8천억~9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데뷔작이자 최상위 모델로, 이전 에쿠스 대비 차체 강성을 높이고 엔진을 새롭게 세팅하면서 주행 안전성과 운전 재미를 부각시킨 게 특징이다.

EQ900 전측면 렌더링 이미지(사진=현대차)

이날 현대차는 참석한 기자들에게 EQ900의 실물을 공개했다. 다만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은 엄격히 금지됐다.

이날 공개된 EQ900의 모습은 2009년 출시된 2세대 에쿠스를 계승하는 한편 2013년 2세대 제네시스의 디자인이 반영됐다. 차량 가림막을 걷어 올리자 3.3 V6 터보, 람다 3.8 V6, 타우 5.0 V8 및 5.0 리무진 차량이 위엄한 자태를 드러냈다.

긴 후드에 C필러의 경사각이 완만해지며 더욱 스포티해진 외관이 눈에 띈다. 기존 에쿠스가 쇼퍼 드리븐을 위한 차였다면, 젊은 오너 드라이버도 만족시키기 위한 디자인으로 풀이된다.

실물로 본 EQ900는 '크고 웅장한' 기함(旗艦)에 걸맞는 외관을 갖췄다. 2세대 제네시스는 물론 에쿠스보다도 한층 볼륨감이 더해지고 몸집이 커졌다.

실제 EQ900의 전장은 5천205㎜로 기존 에쿠스(5천160㎜)보다 45㎜길다. 전폭도 EQ900(1천915㎜)가 에쿠스(1천900㎜)보다 15㎜ 넓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축거) 역시 EQ900(3천160㎜)가 에쿠스(3천45㎜)보다 115㎜ 늘었다. 다만 기존 에쿠스와 전고는 같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보다 전장과 전폭 모두 길고 크다. 휠베이스는 무려 125㎜ 길다.

전면부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으로 대변되는 대형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더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측면은 풍부한 볼륨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고 후면부는 길고 날렵한 리어콤비 램프로 클래식한 느낌을 더했다.

전반적으로 기존 에쿠스의 곡선과 2세대 제네시스의 직선이 조화된 모습이다. 보수적인 에쿠스 고객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세대 제네시스에서 강조된 직선의 남성미를 선호하던 고객들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법 하다.

EQ900 측면 렌더링 이미지(사진=현대차)

실내 공간은 고급감이 대폭 강화되고 넓다 못해 광활해진 느낌이다.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 가공 브랜드 파수비오사와 협업한 내장 가죽, 오스트리아 복스마크사와 공동 개발한 좌석 시트뿐 아니라 통나무를 깎아 제작한 우드트림으로 감성만족을 극대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뒷좌석에 적용된 '퍼스트 클래스 VIP시트'에 앉자 비어만 부사장의 말대로 안락함이 한껏 느껴진다. 장시간 앉아 있어도 문제가 없을 듯 하다. 휴식, 식사, 독서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시트 포지션을 한 번의 버튼 조작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사견으로는 BMW 7시리즈의 실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서울대 의대가 임상 실험을 통해 개발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과, 독일 척추 건강 협회의 공인을 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 등도 눈길을 끈다.

운전석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1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했고 가로형 대형 크롬 라디에이터 기어노브와 굴곡처리로 손가락 이동만으로 버튼을 구분할 수 있는 버튼 레이아웃 등이 적용됐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은 "완벽하지 않거나 불편한 프리미엄 편의사양은 과감하게 변경했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수년간 심사숙고해 완성한 선보인 만큼, 뉴 럭셔리의 지평을 열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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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EQ900과 제네시스 EQ900 리무진의 두 가지 모델로 운영한다. 파워트레인은 ▲람다 3.8 V6 엔진 ▲람다 3.3 V6 터보 엔진 ▲타우 5.0 V8 엔진 등 세가지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판매가격은 모델별로 6천만원에서 1억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사양을 갖춘 EQ900 리무진은 기존 에쿠스 리무진 판매가격(1억4천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판매 가격은 내달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