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전공자에 SW가르칠 때 ‘다양성' 고려해야"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서정연 교수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5/11/05 10:49

내년부터는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SW)를 필수로 가르치는 대학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선정한 SW중심대학 8곳이 비전공자 대상 SW교육을 도입하게 된다. SW교육에 대한 대학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런 분위기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W역량을 누구나 가져야할 기본 소양이라고 보고,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SW기초교육을 필수로 배우게 하겠다는 것이 대학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SW교육을 보편적 교육의 테두리 안에 놓고 봐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은 건 아주 최근의 일이다. 따라서 어떻게 비전공자들을 가르칠지는 모든 대학들이 고민해야할 숙제로 떠올랐다.

최근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서정연 교수를 만나 학교가 계획하고 있는 비전공자 대상 SW교육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강대는 SW중심대학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SW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정연 교수는 서강대 SW중심대학 사업을 총괄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서정연 교수는 "SW관련 산업은 굉장히 폭넓어지고 있는데 그동안 그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며 비전공자에 대상 SW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옛날에는 SW라고 하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SW가 컴퓨터 밖으로 나가 모든 것에 SW가 적용되는 세상이 됐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굉장히 많은 산업체들이 이제 SW와 연동되는 산업이되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SW개발자는 아니지만 SW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인재가 필요해졌다. SW교육에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진 것이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강대 서정연 교수

어떻게 비전공자에게 SW교육을 가르칠지는 서강대도 고민이 많다. SW교육을 보편적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은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법에 대한 연구나 정의가 아직 없다. 서 교수는 “수학은 언제 숫자를 가르칠지, 셈하기를 가르칠지, 함수를 가르칠지 이미 연구되어 있다. 근데 이렇게 확립하기 까지 족히 100년이상은 걸렸다. SW는 이런식의 교육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아직 정답이 있지 않다.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 교수는 ‘다양성’이란 가치가 중요한 대학에선 획일적인 방법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학생들은 스폰지 같은데 어떤 이는 쫙 빨아들이고 어떤 이는 잘 못 빨아들인다. 다 개인별 차이가 있다. 때문에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모든 학생한테 달성하라고 하는 교육은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우선 다양한 수준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기로 했다. 기초적인 교육을 다해보고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그 다음 단계에 진입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서강대는 내년부터 전공을 분문하고 모든 1학년생에게 SW기초수업을 교양필수(3학점)로 가르칠 계획이다. 2학년이나 3학년 때는 심화된 SW교육을 한 번 더 들을 수 있게 선택필수(3학점)로 만들 예정이다. 이때는 경영, 경제, 사회, 인문 등 각자의 전공에 맞춰, 수업을 만들 생각이다. 서 교수는 교양필수나 선택필수로 SW교육을 배우는 건 “좋든 싫든 경험을 한번 해볼 수 있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 흥미를 가지는 학생들이 SW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난해 ‘융합SW연계전공’을 신설했다. 융합SW연계전공은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기엔 이수해야하는 학점이나 필수로 들어야하는 과목의 난도가 너무 높아 여러워하는 타전공학생들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춰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36학점을 추가로 들어 복수전공할 수 있다. 물론 전공자 수준으로 흥미를 가진다면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해도 된다.

지난해 신설된 융합SW연계전공은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97명이나 신청했다. 인문상경계열 학생들이 졸업 후 더 극심한 취업경쟁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SW분야로 진로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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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연 교수는 "비전공자 대상 SW교육이 획일적으 다 똑 같이 SW전문가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라며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그 중 흥미를 갖는 학생들은 어디까지 뻗어가는지 이끌어 보자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전공자들도 코딩을 배워야 하는 걸까. 코딩이 SW교육의 핵심은 아니지만 피할 수는 없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서 교수는 “SW교육은 머리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인데 코딩은 그걸 실제 구현해 보기 위해서 필요하다. 생각을 시각화해서 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 코딩을 안배울 순 없기 때문에 가장 쉬운언어로 배우는게 좋을 것으로 본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