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는 왜 케이블1위 CJ헬로비전 매각하나

SKB, CJ헬로비전 인수추진…방송통신, 지각변동

방송/통신입력 :2015/10/30 22:12    수정: 2015/10/30 22:39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앞세워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키로 하면서, 통신업계는 물론 미디어 업계에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CJ그룹이 국내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전격 매각키로 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CJ헬로비전이 알뜰폰과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유료방송, 알뜰폰,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 방송통신 시장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키로 하고 이사회 일정 등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은 매각 협상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전화,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등 유선사업 부문에서 2위인 LG유플러스를 앞지르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이 붕괴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SK텔레콤에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CJ, 케이블사업 '위기'-SK, 미디어 사업 '강화'

CJ헬로비전은 유료방송시장에서 415만명(8월말 기준)의 가입자를 보유하며, 케이블업계에서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러나 통신 3사의 IPTV 가입자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케이블TV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특히 통신-미디어 시장이 이동통신-IPTV-초고속인터넷을 통합한 결합상품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케이블TV 업계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에 이어 알뜰폰 사업에까지 뛰어들었지만 수년째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올 하반기 들어서는 알뜰폰 가입자마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새로운 탈출구 마련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7월 현재 86만71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에는 85만2천890명으로 줄어들었고 이후에는 정체 상태다.

CJ헬로비전이 이렇듯, 주력사업인 케이블TV의 위상이 약화되면서 플래폼 매각을 타진중인 가운데,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미디어, 유선사업 강화 차원에서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에 나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미디어, 유선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를 물색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씨앤앰 인수를 인수를 타진하는 등 플랫폼 사업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망이 이어진 바 있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IPTV와 통신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으로 통신사들이 세력을 점차 확장해가고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마케팅 능력과 이동통신 대응 여력이 취약한 케이블사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CJ헬로비전, 8월부터 매각 추진?

CJ그룹 차원의 CJ헬로비전 매각 작업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수면 안래에서 추진돼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CJ그룹은 TFT를 꾸리고 CJ헬로비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검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CJ그룹은 제4 이통 사업권 확보를 통한 이통사업 강화, 케이블TV 플랫폼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논의를 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적으로 CJ그룹은 방송통신 부문을 사양 산업으로 결론짓고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방송플랫폼을 버리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겠지만 이미 일정 궤도에 오른 CJ E&M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미디어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결국 CJ헬로비전 매각을 결정하지 않았겠느냐”며 “또한 향후 SK그룹과 사업제휴나 협력을 통해 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KT의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로 알뜰폰 사업을 진행해 왔던 CJ헬로비전이 지난 7월 SK텔레콤과 도매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개시한 것도 향후, SK에 매각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었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망을 빌리는 도매대가 이슈”라며 “SK텔레콤이 1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가입 고객에게 망내통화 등을 제공하는데 유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도매대가가 다른 KT와 SK텔레콤 으로 부터 동시에 망을 빌려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알뜰폰 사업에 부정적 영향 줄 듯

CJ헬로비전이 매각될 경우 내년 초까지 예정돼 있는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 알뜰폰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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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매각될 경우, 탄력을 받고 있는 알뜰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1위 사업자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CJ헬로비전의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CJ도 포기한 시장에서 누가 사업을 시작하려 들겠느냐”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