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올인'...케미칼 부문 롯데에 매각

2조원대 매각 금액 생산라인 증설과 R&D에 집중 투입

홈&모바일입력 :2015/10/30 09:05    수정: 2015/10/30 09:12

정현정 기자

삼성SDI가 케미칼 사업 부문과 보유한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모두 롯데케미칼에 넘기고 향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 후 해당 지분 전량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2조 5천850억원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 부문만 남게 됐다.

또 이날 삼성SDI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 지분 14.65% 전량을 2천189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부문 지분 90%를 즉시 매각하고 나머지 10%는 3년 후에 넘길 예정이다.

케미칼 사업 부문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중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임시 주총과 법인설립,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자산 1조5천억원, 부채 4천억원으로, 여수와 의왕 등 국내 사업장 2곳과 해외 8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누계로 케미칼 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3천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을 거뒀으며, 종업원 수는 약 1천200여 명이다.

삼성SDI 에너지플러스 2015 부스에 전시된 BMW i8, BMW i8에는 총 96개의 삼성SDI 배터리팩이 설치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과 정밀화학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배경은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배터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톱(Top)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매각을 통한 재원을 생산라인 증설과 배터리 소재 R&D 강화에 집중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 삼성SDI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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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케미칼 제품은 ABS, PC 등의 합성수지로 석유화학 기초원료부터 수직 계열화를 이루지 못해 원가 경쟁력과 지속적인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그룹 화학 계열사 매각 이후 계열사간 시너지도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녀 이번 계약으로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해, 양사가 주력사업을 글로벌 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