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차세대 기술 한국서 나올 것"

"스타트업 실패 용인하는 문화 만들어야"

방송/통신입력 :2015/10/29 11:04    수정: 2015/10/29 11:32

박소연 기자

1996년 인터넷 검색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구글은 이제 IT 전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IT 기업이 됐다. 검색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이달 초 지주회사 알파벳으로까지. 발전을 거듭한 구글이 보는 스타트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29일 구글캠퍼스 서울과 500스타트업이 주관하는 스타트업 컨퍼런스 커넥트에 참석해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구글의 관심은 남다르다. 지난 5월 오픈한 구글캠퍼스 서울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3번째 구글캠퍼스다. 구글캠퍼스는 구글이 해당 지역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공간으로 서울 외에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이브에 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연결이 되어있는 사회이며 모바일 분야에서도 선두주자”라며 “한국의 강점을 가지고 무언가를 더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구글캠퍼스 서울을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스타트업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높은 교육 수준, 정부의 지원, 기술력 등이 에릭 슈미트 회장이 보는 한국의 강점이다. 물론 발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정부주도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데 걱정되는 것은 정부는 많은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스타트업은 실패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기술이 중요하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몇 주에 하나씩 인수하는 데 대부분 기술력이 강한 작은 기업들을 인수한다. 전체 비즈니스가 아닌 기술팀과 제품을 인수한다고 할 수 있다”며 “최고의 기술이 있어야 해당 업계에서 최고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머신러닝이 미래를 지배할 기술로 꼽힌다. 구글은 현재 100여개 이상의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글 포토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머신러닝 기술이 모든 산업에 적용될 거라는 게 에릭 슈미트 회장의 주장이다.

무인 자동차가 하나의 예다. 컴퓨터 시력이 사람보다 더 좋아진 상황에서 굳이 사람이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는 더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취하거나 피곤한 경우도 없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컴퓨터가 인간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며 “앞으로 반복적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컴퓨터가 모두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에릭 슈미트 회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정부 정책과 여성들의 활발한 경제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여성들이 더 참여한다면, 여성에게 남성과 같은 기회가 부여된다면 한국의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한국은 많은 에너지와 열정이 있는 국가다. 한국에서 차세대 기술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에릭 슈미트 회장과의 일문일답.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해 줄 조언이 있다면?

“한국 스타트업들이 한국을 좀 더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기업 중 가장 성공한 기업들은 한국에 기반을 가지고 한국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한 제품을 만들었다. 한국의 시장과 글로벌 시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의 리더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한국에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스타트업 시티 허브 구축을 위해 필요한 것은?

“좋은 대학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싼 임대료의 아파트가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결국 돈을 적게 받고도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 주로 대학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사람들이고 대학들의 성과도 좋다.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와 정부주도로 생겨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교한다면?

“그 규모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에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들이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모방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본다. 전 세계 70%의 VC가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것은 정부는 많은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 때문에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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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웠던 스타트업은?

“뭐가 성공할지 예측하는 건 힘들다. 우버가 처음 나왔을 떄 만해도 그냥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대성공했다. 앞으로 다음 히트가 뭐가 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