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온디맨드 전략 강조…민감한 현안엔 말 아껴

인터넷입력 :2015/10/28 11:03    수정: 2015/10/28 11:22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카카오 호에 승선한 임지훈 대표가 취임 한 달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외부에서 영입된 만 35세의 젊은 인재,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 출신이라는 파격 인사로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온 임 대표는 첫 공식석상에서 ‘사람중심’ 의 경영철학을 선포했다. 또한 모든 실물경제를 모바일로 재해석 하겠다는 청사진과 함께, 해외 시장 공략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김범수 의장의 해외원정 도박설, 정부와의 대립관계, 수사기관 감청 재협조 등 악재가 될 수 있는 여러 외풍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추진력은 충실해 보였지만, 정작 현재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해결책은 뚜렷이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임지훈 대표는 27일 제주 본사 사옥인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 카카오 대표 선임 이후의 활동과, 앞으로의 사업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이 날 임 대표가 강조한 키워드는 ‘사람’, ‘온디맨드’, ‘생태계’(상생)로 압축된다.

사람의 재능과 열정에 투자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극 지원해준다는 철학이다. 또 모든 실물경제를 이용자가 원할 때 즉시 제공하는 ‘진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문제가 되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는 “아이디어 보다는 훨씬 더 중요한 건 사람이다. 어떤 아이디어라도 실행하는 건 바로 사람”이라면서 “대표 취임 이후 100명을 대상으로 경청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결과, 직원들이 불편함 없이 회사의 이런저런 이슈들을 불편함 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 바로 카카오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O2O,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의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이 있을 때 완결까지 지어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현존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들을 온디맨드로 재해석해 모바일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여러 파트너들과의 호흡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를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재해석을 통한 ‘온디맨드’ 서비스에서 찾았다. 사용자가 불편해 하는 모든 문제들을 모바일로 풀어낸다는 전략이다. 기존 ‘카카오택시’는 이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의 시작이다.

다만 임 대표는 올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기보다 내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온디맨드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등 경쟁력을 강화해 자연스럽게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임 대표는 ‘잘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수한 인도네시아 SNS ‘패스’ 등과 같이 동남아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게임 등으로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반면 임 대표는 김범수 의장의 해외원정 도박설과 카카오톡 감청 재협조 논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의장 질문과 관련해서는 “회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카톡 감청 재협조는 “많은 논의 끝에 결정된, 이용자들을 생각한 최선의 결과”라고 답했다. 또한 정부와의 대립 관계에 대해서는 부정하며 “얽혀 있는 이해관계 속에서 불거진 하나의 문제”로 간주했다. 다음게임 매각설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라고만 언급했다.

결국 이번 제주 간담회는 임지훈 대표의 사업 철학과 방향은 제시됐지만, 카카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외부 요인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카카오택시와 고급택시를 잇는 새로운 온디맨드 서비스에 대한 공개가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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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담회 참석자는 “이번 간담회는 임지훈 대표의 첫 공식무대 데뷔이자 제주 특화 사업에 대한 카카오의 의지를 언론에 재확인시키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오너 이슈나,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 등 민감한 문제를 임 대표가 직접 언급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보다 허심탄회한 얘기들을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임 대표가 예정한 답변으로만 일관한 건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계속 카카오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