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IT에 길을 묻다⑥…무선충전 시대

스마트폰·전기차 무선충전 시대 개막

카테크입력 :2015/10/25 09:28    수정: 2015/10/25 10:39

선 없이 차량 내부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충전 플러그 없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이미 '무선충전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국내 판매 모델 중 기아차 K5, 스포티지, 현대차 싼타페 더 프라임, 더 뉴 맥스크루즈, 한국GM 쉐보레 임팔라 등에 적용됐다. 올해초 삼성전자에서 갤럭시S6를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은 스마트폰 무선충전에 비해 아직 초보 단계다. 퀄컴과 산업통상자원부 그린파워 컨소시엄(KAIST, 한국전력, 비에네스) 등이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가 오는 2017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단점 뚜렷한 차량 내 스마트폰 무선충전

차량 내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국내 완성차 업체 판매모델 중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차 신형 K5에 처음 적용됐다.

신형 K5에 탑재된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는 무선충전 국제표준 'qi(치)' 마크를 인증받았다. qi 마크를 인증받은 삼성전자 갤럭시S6, 갤럭시노트5나 해당 마크를 인증받은 충전 가능 케이스가 씌워진 스마트폰이라면 충전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아직 도입된지 채 1년도 되지않아 장단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장점은 더 이상 차에 타면서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을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 단점은 발열 우려다.

기아차 신형 K5 팜플렛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연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기아자동차)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의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자기유도방식으로 무선충전패드나 관련 기기를 소지해야만 충전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무선충전 중인 스마트폰이 무선충전대의 자기장의 영향으로 단시간내에 발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자기유도방식과 반대로 공중으로 퍼지는 전파를 활용한 자기공진방식의 충전 기능도 한때 고려됐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13년 12월 자기공진방식의 무선충전 기술기준을 마련했지만 충전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자동차 업계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지난 7월 신형 K5 출시 당시 고급 트림에서 기본 사양으로 선택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신형 스포티지, 싼타페 더 프라임, 더 뉴 맥스크루즈에는 이 기능이 선택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아직 자동차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무선충전에 대한 필요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IH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스마트폰 소비자들 중 63%가 스마트폰 무선충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가능한 신형K5 센터페시아 하단 거치대. qi 표준이 적용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qi 기준을 지원하는 별도의 무선충전 케이스를 마련하면 아이폰 모델도 신형 K5에서 무선충전을 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향후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올해말 출시되는 현대차 신형 에쿠스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GM은 이미 스마트폰 무선충전 발열 방지를 위한 '액티브 폰 쿨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선점을 위한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예상된다.

■입지 넓혀가는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도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화두다. 지난 5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전기차학술대회 이후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 무선 통신칩 시장의 강자인 퀄컴은 세계전기차학술대회 당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헤일로(HALO)'를 선보였다. 자체 전기차 무선충전기와 스마트폰 앱을 연동하면 실시간으로 충전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IoT(사물인터넷) 분야의 대표 기술이다.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안정성에도 큰 장점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그린파워 컨소시엄은 세계전기차학술대회에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가 내장된 전기차 무선충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날씨와 지표면 상황 등의 우려 없이 편안하게 전기차 무선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매력이다.

퀄컴이 준비한 6.6kW급 전기차 무선충전판. 닛산 리프 차량 하단에는 무선 충전기가 별도로 설치됐다 (지디넷코리아)
현대기아차가 공개한 전기차 무선충전 개념도 (사진=현대기아차)
그린파워 컨소시엄이 지난 5월 킨텍스 세계전기차학술대회에서 선보인 전기차 무선충전 기기 (사진=지디넷코리아)

이후에도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한 편이다. 현대기아차 미국 기술센터(HATCI)는 미국 무선충전 전문 회사인 모조모빌리티와 함께 8일(미국시각) 미국 에너지부의 전기차 무선 급속충전 연구개발 지원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현재 85%의 효율을 낼 수 있는 10kW급 급속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해낸 상태다. 향후 이들은 92%까지 효율을 낼 수 있는 급속충전 기술 개발과 안전성 테스트 등을 거친 후,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을 상용화 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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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에도 전기차를 무선충전 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영국 정부는 지난 8월 “주행 중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의 무선충전을 돕는 기술을 전국 주요 도로에 적용해 시범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사업 타당성을 위해 지난 2013년 9월부터 2년동안 별도 조사를 진행해왔다.

퀄컴은 유럽시장 기준으로 오는 2017년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같은 기술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비용이나 규제에 따른 제약사항을 극복해야 한다. 퀄컴은 다임러와 손잡고 전기차 무선충전이 가능한 벤츠 차량 출시 준비를 진행해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