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인수…中 낸드 우회 진출

약 22조 반도체 업계 초대형 M&A 성사…SSD 시장 경쟁 본격화

홈&모바일입력 :2015/10/22 16:40    수정: 2015/10/22 17:13

정현정 기자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세계 4위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인수한다. 웨스턴디지털의 최대주주인 중국 친화유니그룹은 우회적으로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웨스턴디지털은 샌디스크를 주당 86.5달러, 총 190억달러(한화 약 21조6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86.50달러로 20일 샌디스크 종가에 15%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인수를 통해 웨스턴디지털은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기준 하드디스크 시장점유율 44%를 기록하며 시게이트와 함께 하드디스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1위 기업이지만 PC 시장 축소로 인해 하드디스크 판매가 줄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 센터에 주로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 부문 경쟁력 확보가 시급했다. 샌디스크는 지난 2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세계 4위(시장점유율 14.8%) 업체로 이동식 드라이브와 메모리 카드 등에 주로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 관련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우회 진입 시도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주체가 웨스턴디지털이기는 하지만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는 지난달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37억8천만달러에 인수해 1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결국 중국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샌디스크를 흡수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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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유니그룹은 최근까지 D램 업계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타진했지만 보안 문제로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하드디스크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 분야까지 영향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웨스턴디지털의 샌디스크 인수로 연간 매출 21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가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웨스턴디지털이 최근 PC 시장 침체로 수요가 위축된 하드디스크 대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