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공헌한다는 믿음이 산업수학 탄생케 해"

위상데이터 분석 기법 개발한 구나 칼슨 아야스디 대표 인터뷰

과학입력 :2015/10/22 15:53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인식되는 '수학'. 수학을 포기한 사람을 뜻하는 '수포자'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수학을 비용으로 인식하지 말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으로 인식을 바꾸고자 순수수학을 산업에 활용하는 산업수학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시작에 중심이 되는 사람은 전 스탠포드 대학 교수이자 ‘AYASDI(아야스디)' 대표인 구나 칼슨 박사.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 행사를 찾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 칼슨 박사는 순수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후, 지난 2008년 제자들과 함께 스타트업 기업 아야스디를 창업했다. 그 후 '수학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각종 산업과 실생활에 다양하게 산업 수학을 적용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22일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만난 칼슨 박사는 "수학이 보다 유용한 학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 쯤, 순수수학을 갖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한 후 지난 200년의 수학역사가 아닌 앞으로 500년을 바라보는 수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순수수학이 갖고 있는 굉장히 복잡한 데이터를 풀려 했다"고 산업수학의 탄생 당시를 회상했다.

구나 칼슨 박사

그는 순수수학을 기반으로 스탠포드 대학 제자들과 함께 데이터를 분석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나갔다. 그는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는 있지만, 이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창업 하기로 결정을 하고, 계속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나갔다.

칼슨 박사는 "처음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나갔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소프트웨어의 상용화에 확신을 갖게 됐다"며 "밴처캐피털(VC)의 지원을 받고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현재 GE나 시티은행, 지맨스, 미국 식품의약국, 미국 질병통제센터 등이 파트너사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제약기업을 예로 들며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약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고자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여러 게놈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전체 그룹에서가 아닌, 하위 그룹에서 약의 효능이 나타난 다는 것을 발견한 기업은 다시 하위 그룹에 적용될 수 있는 약으로 대상을 변경해 식약청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칼슨 박사는 아야스디가 다른 산업수학을 하는 기업들과 다른점은 데이터 적용 방식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위상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아야스디의 방법은, 미리 가설을 세워 그 가설에 맞게끔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가 서로 얼마나 유사성을 갖고 있는지, 데이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파악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충실도가 높다.

물론 목적 의식을 갖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맞지만, 전체적인 데이터 모양을 본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설명.

또 하나 예를 들자면 아야스디는 NBA에서 뛴 452명의 선수들을 분석한 후 농구 포지션의 개수를 기존 5개(포인트 가드, 슈팅 가드, 스몰 포워드, 파워 포워드, 센터)가 아닌 13개로 새로 분류했다. 그 결과 NBA 동부 컨퍼런스에 속하는 샬럿 밥캐츠 팀의 선발 라인업을 향상시켜 경기의 승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으며, MIT 슬론 스포츠 분석 컨퍼런스에서 스포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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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슨 교수는 한국 정부가 산업수학을 통해 돈을 벌자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을 묻자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수학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원도 충분히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학계는 이번 행사를 통해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