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모십니다’...SW기업들 복지 늘린다

컴퓨팅입력 :2015/10/22 16:20    수정: 2015/10/22 16:46

“연봉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복지를 높이지 않으면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중소 소프트웨어(SW) 업체에 오질 않아요.”

최근 분당 금곡동에 사옥을 마련한 티맥스소프트는 직원들이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 시설을 갖추는데 공을 들였다. 80명이 한번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를 갖춘 사내 피트니스센터에는 전문 헬스 트레이너 2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상주하고 있다. 최신 운동 기구는 물론 체지방 측정기 인바디에 사우나실까지 갖췄다. 마사지실도 회사가 자랑하는 복지 시설 중 하나다. 역시 전문 마사지사가 올데이 상주하고 있다. 직원들은 1만원만 내면 언제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젊은 직원들이 많은 만큼 회사 부지에 어린이집도 신축하고 있다. 내년 3월 오픈할 어린이집은 60명 정도 수용할 수 있게 2층 87평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다. 회사는 특히 개발 인력들에겐 1인1실 혹은 2인1실의 독립적인 개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인해 전체 사무 공간 중 50%가 개발 인력들에게 할당됐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시스템엔지니어 SW를 전문으로 하는 티맥스소프트에는 특히 고급 개발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이런 사람들이 중소기업에 들어오게 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티맥스소프트는 연봉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고 복지수준에도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맥스소프트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 SW기업들이 복지수준을 높이고 있다. 실력 있는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삼성, 네이버, 카카오 같은 이름 알려진 대형 기업과 경쟁해 개발자들을 확보하려면 연봉은 물론 업무환경, 복지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게 중소SW업체들의 과제로 떠올랐다.

티맥스소프트 사내 피트니스센터와 마사지실 사진

원격 지원 솔루션 전문 업체 알서포트는 지난해 10월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한 건물로 모아 이전하면서 한 층은 카페테리아로 꾸몄다. 전문 바리스타 1명을 고용해 직원들이 언제든 무료로 음료를 마시며 휴식할 수 있게 했다. 탁구대와 콘솔 게임기도 비치했다. 상장회사인 알서포트는 최근 근무 성과가 좋은 직원 17명에 1천~3천주씩 자사 주식을 부여하기도 했다. 주가가 3천원 정도에 형성돼 있어 3천만원~9천만원 정도의 가치에 해당한다. 알서포트는 앞으로도 3년이상 근무한 직원 중 근무 성과가 좋은 경우 지속적으로 자사 주식을 부여할 계획이다.

금융 IT 솔루션 전문 업체 웹케시는 역시 바리스타 2명을 고용해 사내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음료는 1천원씩 내야 마실 수 있지만 이 돈은 카페 운영비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회사 임직원 이름으로 연말에 전액 기부된다. 또 대명, 한화, 캔싱턴 등 회사 콘도를 복지 포인트 내에서 임직원에게 실비포함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ERP전문 업체 영림원은 좋은 인재를 뽑는 것 만큼, 기존 인력을 재교육시키고 회사에 남아 있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년이상 근무자에게 대학원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영림원 관계자는 "이런 지원 덕분에 영림원에는 야간, 주간 대학원을 다니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아 평균 학력이 석사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영림원은 2010년 전직원이 캄보디아 연수를 진행한데 이어 2018년에는 전직원 하와이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바리스타를 고용해 무료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는 SW회사들이 많다.(사진은 티맥스소프트 카페테리아)

이렇게 중소SW 기업들이 복지수준 향상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이유는 SW산업 안팎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SW산업 밖에 있는 기업들 중 SW인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졌다. 국내 수가 많지 않은 SW 및 데이터베이스(DB) 아키텍트나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등 고급 연구인력을 외부에 뺏기지 않고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또 전통적으로 PC기반 패키지 SW를 개발해오던 중소SW업체들 중 최근 클라우드 모바일 시대에 맞춰 제품을 확장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개발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생긴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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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알서포트는 모든 원격지원 기업들이 PC대 PC 원격지원에 집중할 때 빠르게 모바일 원격지원 분야에 뛰어 들었고 더 나아가 웹브라우저를 통한 원격지원 기술 등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발빠른 비즈니스 전환 덕분에 특히 모바일 원격지원과 관련해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알서포트는 PC원격 지원에서 모바일 원격지원으로 사업을 빠르게 전환하면서 모바일 개발자들을 크게 확충하기도 했다”며 "기업의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이나 인터넷기업과 경쟁해서 좋은 모바일 개발자들을 데려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