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에 대한 넥슨과 징가의 생각 차이

컴퓨팅입력 :2015/10/21 15:51    수정: 2015/11/02 17:44

이제 게임회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이용이 당연시되는 시대다. 클라우드의 본고장인 미국 게임사는 물론이고 국내 게임사도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15’ 컨퍼런스에서 징가와 넥슨의 IT인프라 담당자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징가는 AWS를 사용해 성공한 뒤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전했던 게임사다. 그러나 올해초 AWS로 복귀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반면, 넥슨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다 AWS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징가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AWS 사용자였다면, 넥슨은 2012년부터 AWS 사용자다.

징가와 넥슨의 IT인프라 담당자가 바라 보는 AWS에 대한 입장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우리 서버가 AWS보다 3세대 뒤처져 있었다”

징가의 도리언 캐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전했다가, 다시 AWS로 복귀하게 된 여정을 설명했다.

징가는 2009년 페이스북 플랫폼에 소셜게임인 ‘팜빌’을 출시해 성공했다. 2011년까지 성공작을 연이어 만들어냈고, 수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게 됐다. 징가 게임에 더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자체 데이터센터 3곳을 세웠고, AWS EC2의 1만 인스턴스에 달하는 시스템을 모두 이전했다. ‘Z클라우드’란 자체 서비스형 플랫폼(PaaS)도 만들었다.

도리언 캐롤 징가 CIO

도리언 캐롤 CIO는 “Z클라우드로 이전해 효율성을 3배 높였고, 분석 인프라도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었으며, 가상 인스턴스와 베어메탈 환경 모두를 사용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장비는 늙어갔고, 모바일이 모든 걸 바꿨다”고 말했다.

징가의 게임은 웹과 PC에 기반한 서비스였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은 앱 중심이다. 모바일 게임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아키텍처가 필요했는데, Z클라우드는 이 수요에 대응하기에 부족했다.

도리언 캐롤 CIO는 “모바일 게임을 위해 인터페이스도 직접 결정해야 했고, 백엔드 시스템의 개발언어, 아키텍처 등을 다 바꿔야 했다”며 “직접 하기보다 유연하게 빌려 쓸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징가는 게임 플레이어의 경험이 중요하지, 인프라 운영 기술 기업이 아니다”라며 “AWS와 6개월 간 3차례의 POC를 진행했고, AWS에서 제시한 해법으로 성공적으로 클라우드로 인프라와 데이터를 옮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AWS로 이전하면서 확장성있는 병렬 처리 환경을 구축했다. SSD를 사용해 전체 서버 규모를 30% 줄였다고 한다. 클러스터 성능이 30~40배 개선됐다고 했다.

그는 “회사의 자원을 게임 이용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AWS에게 맡겨 게임 혁신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직접 운영하다가 AWS로 옮기려 하니 우리의 장비가 AWS보다 3세대는 뒤처져 있었다”며 “마이크로서비스, AWS 람다, 데브옵스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지난 3년 간 징가는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이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게임은 무조건 퍼블릭 클라우드로”

넥슨의 류청훈 IT본부 게임인프라실장은 “현재 AWS 서비스는 거의 다 쓰고 있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으로 이용중”이라며 “글로벌 전략을 가져가는 게임은 무조건 클라우드를 쓰고, CPU나 IO를 집중적으로 써야 하는 게임은 자체 데이터센터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그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점차 퍼블릭 클라우드로 비중을 옮기고 있다”며 “AWS가 고사양 인스턴스를 내놓고 있어 조만간 대부분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류청훈 넥슨 IT본부 게임인프라실장

넥슨이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에 비해 가볍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게임을 빠르게 출시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청훈 실장은 “모바일 게임의 경우 출시할 때 투자 규모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클라우드에 올려서 성공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면, 예전 같으면 각 국가별 호스팅이나 IDC 확보에 3~6개월 정도를 소비했겠지만, AWS는 서비스 의사 결정 후 수일 안에 바로 배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WS 활용을 게임 인프라에서 분석 환경과 개발 플랫폼(PaaS)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 기술과 게임 개발 기술의 전문성 비중을 놓고 보면, AWS 의 PaaS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플랫폼을 만들고 통계 분석 환경도 만드는 게 시간을 오래 들이지 않으며 쉽다”고 말했다.

넥슨의 AWS 활용은 매우 폭넓다. 단순히 EC2와 S3만 쓰는 게 아니라, AWS 람다, 키네시스, 레드시프트 등 한국에서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서비스까지 쓰고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최신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징가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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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실장은 올해 2월부터 별도 조직을 만들어 회사내부의 AWS 계정 생성을 관리하고, 기술 가이드를 일괄제공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AWS 자원을 무분별하게 쓰지 않도록 관리감독하고, 보안에 취약한 서비스를 만들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란다.

그는 “넥슨이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서비스를 하나의 게임 안에서 같이 쓰는 형태를 말한다”며 “특정 게임의 경우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에 게임서버를 각각 띄워서 하고 있는데, 비용적 측면에서 유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