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노버, 韓 출사표 "오픈마켓 공략"

자급제 유통…EXID 모델로 '하니폰' 마케팅

홈&모바일입력 :2015/10/19 16:47    수정: 2015/10/21 07:52

정현정 기자

세계 최대 PC 제조사이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 기업인 레노버가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레노버는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6.8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팹플러스(PHAB Plus)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레노버가 국내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팹플러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결합한 패블릿 제품으로 6.8인치 풀HD(1920x1080) 해상도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돌비 애트모드 사운드를 채택해 멀티미디어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본체를 전부 금속 소재로 감싼 메탈 유니바디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6.8인치 큰 화면 크기에도 7.6mm 두께를 구현해 그립감을 살린 점이 눈에 띈다. 화면에 'C자'를 그리면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화면이 작아지면서 편리한 조작이 가능한 ‘한 손 모드’도 비장의 무기다.

레노버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일반적인 4~5인치대 스마트폰이 아닌 6.8인치 패블릿 제품 출시를 결정한 것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틈새' 제품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전략적인 선택이 작용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는 "스마트폰이 커지면서 영화, 게임, 쇼핑, 오피스로 활용도가 확장되는 가운데 손으로 휴대할 수 있는 크기 중 가장 큰 크기인 6.8인치가 최적의 크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보통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1~2%에 불과하지만 팹플러스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글로벌 기준 5%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선진 시장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가 신제품 6.8인치 대화면폰 '팹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팹플러스는 20일부터 국내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단독 판매된다.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은 자급제 단말로만 출시되며 현재로썬 이동통신사를 통한 오픈라인 판매 계획은 없는 상태다. 레노버는 과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통신사를 통한 프리미엄 모델 출시 전략을 고수해왔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변화하는 시장 상황이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강 대표는 "이미 다른 나라의 경우 통신사 모델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반면 오픈마켓을 통한 스마트폰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통신사가 유통을 주도하는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처음에는 통신사를 통해서만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픈마켓으로 시장이 많이 전환되면서 샤오미처럼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커진 만큼 오픈마켓 출시도 레노버의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팹플러스의 국내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이통사를 통해 출시하는 제품의 경우 5만대, 10만대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물량을 개런티하고 출발하지만 글로벌 동일 제품을 오픈마켓을 통해 출시하는 만큼 딱히 정해놓은 물량은 없다"면서 "아주 많은 판매량은 아니겠지만 최소 몇 만대 수준으로 판매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팹플러스 출시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 확장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차기작 국내 출시 계획도 현재로써는 없다. 레노버가 인수한 모토로라 스마트폰 출시 계획도 북남미와 중국, 인도를 제외하고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팹플러스의 국내 출시 가격은 39만9천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작인 TG앤컴퍼니 루나(44만9천900원)이나 LG전자 클래스(39만9천300원)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적의 가격대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디스플레이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을 합리적으로 채택하고 나머지 불필요한 부가 기능도 모두 뺐다.

강 대표는 “일례로 풀HD 보다 더 높은 해상도의 스마트폰도 많지만 팹플러스의 인치당 화소수인 326ppi를 넘어가면 육안으로는 잘 구분을 할 수 없게 된다”면서 “사양이 올라가면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 사양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렸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단통법 시행 이후 보급형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중국산 스마트폰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단통법 출시 직후 국내에 'X3'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화웨이는 구글과 함께 개발한 레퍼런스폰 '넥서스6P'를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중국 제조사 TCL은 지난 4월 SK텔레콤을 통해 '알카텔 아이돌 착'을 선보인 바 있다. 샤오미의 경우 국내에 공식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구매대행 방식으로 국내 오픈마켓에서 스마트폰과 액세서리 판매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