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업그레이드' 한국에선 '그림의 떡'

방송/통신입력 :2015/10/16 10:53    수정: 2015/10/16 11:06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는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단말기 유통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매달 3만원 가량을 내고 1년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할 수 있는 프로모션으로, 현재는 미국 현지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고가의 아이폰을 큰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아이폰 마니아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6S를 발표하면서 월 32달러 납입 조건에 통신사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언락폰을 제공하고, 매년 새로운 아이폰으로 바꿀 수 있는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매년 43만원 가량을 지불하면서 최신 아이폰을 쓰고 통신사는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구조다.

사실상 렌탈폰 서비스 방식과 유사한 형태다. 한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매년 새로운 아이폰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최신폰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로 부터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애플이 아이폰6S 발표 당시부터 미국에서만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못 박은 점이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태생부터 최근 미국 이동통신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프로모션이다.

지난 8월 미국 현지 가입자 기준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단말기 값 할인을 지원하는 마케팅 재원을 모두 없앴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보조금이 없어진 것이다. 또한 단말기 값과 요금제도 완전히 분리, 기기를 구입할 때 출고가 전체를 완전 납부하거나 약정기간 동안 매달 균등한 할부금을 내야 한다.

미국 이동통신 사용자의 단말기 구매부담이 증가하면서, 애플이 들고 나온 카드가 업그레이드폰 프로그램이다.

애플이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제조사가 직접 소비자들로부터 단말기 할부 비용을 받으면서 통신사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공기계(Unlocked phone)를 제공하는 현지 맞춤형 프로모션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말기 구매부담을 해소하고 또 새로운 신형 단말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국가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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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소비자 선택폭이 확대되고 부담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현 유통구조상, 실제 혜택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새 아이폰으로 바꿔준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월 3만원 이상을 더 내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차라리 선택약정할인으로 가입해서 사용한 뒤 1년마다 중고로 팔고 새 아이폰을 사는게 번거롭더라도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