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에 M&A 태풍 몰아치나

한계점유율 12% 직면…수익 구조도 악화

인터넷입력 :2015/10/15 08:00    수정: 2015/10/15 08:22

알뜰폰 가입자가 560만명을 넘어섰다. 이동통신가입자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0%에 육박한다. 2012년 알뜰폰 가입자가 127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새 가입자가 4.4배나 폭증한 것이다.

이처럼 알뜰폰 업계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내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가입자의 성장둔화와 전파사용료 감면조치가 해제된다는 점이 꼽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총 560만765명으로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8%로 집계됐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내달께는 시장점유율이 1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약 12%까지는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3개월간 가입자가 월 1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이맘때는 알뜰폰 점유율이 1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1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이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체 시장에서 알뜰폰 차지하는 점유율 한계나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는 약 12%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알뜰폰

■ M&A 바람 분다? 왜

매달 전체 알뜰폰 가입자가 10만명씩 늘고 있는 호황인 시장에서 시장의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M&A가 언급되는 이유는 뭘까.

우선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CJ헬로비전 가입자는 지난 7월 86만716명을 기록한 뒤 8월에는 85만2천890명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불과 295명이 증가한 85만3천185명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사업자 중 가장 경쟁력을 갖춘 CJ헬로비전의 성장정체는 전체 알뜰폰 시장의 성장세를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읽힌다.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운 가입자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의 경우 ARPU가 1만5천원 이하인 타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ARPU가 2만원대 이상의 후불가입자를 유치하는 사업자”라며 “따라서 이통3사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이다 보니 성장이 둔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3사가 데이터 중심요금제를 내놓으면서 CJ헬로비전의 타깃 가입자랑 시장이 겹치는 것도 한 이유”라며 “다만 가입자는 정체, 둔화된 측면이 있지만 상반기 매출이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좋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ARPU는 4만원 정도이고 시장에서 가입자 몰이를 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ARPU는 1만원~1만5천원대”라며 “하지만 이들 알뜰폰 사업자들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가입자들도 향후 유치할 수 있는 규모가 약 100만명이라고 보면 점유율 12% 선에서 완전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이통3사가 299, 399 요금제로 불리는 음성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 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이보다 더 ARPU가 낮은 가입자를 타깃으로 하는 나머지 사업자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약 1년 후면 정체기에 접어들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전파사용료 면제 내년 9월까지

내년 M&A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게 전파사용료 면제 조치가 해제된다는 점이다. 미래부는 그동안 만성적 누적적자로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뜰폰 업계를 위해 지난달 만료될 예정이었던 전파사용료 감면기한을 내년 9월까지 1년 더 연장했다.

알뜰폰 업계의 누적적자는 2천억원대, 지난해 영업이익도 9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만성적자에 시달려 왔다.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당 연간 5천원씩 부담했던 전파사용료를 1년간 추가로 면제받게 돼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전파사용료 면제기한 연장은 올해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미래부와 달리 이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서는 전파사용료 면제기한 연장 조치가 자연스럽게 시장의 구조개편을 막는 인위적인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정부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했던 사업자들이 수익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내년 9월 이후 전파사용료 면제기한이 만료되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이 하나 둘 생겨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1만원대 ARPU 구조에서 가입자당 연 5천원씩 전파사용료를 내며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며 “결국 20여개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 중 일부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거나 M&A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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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그동안 5:3:2로 고착화돼 있던 이동통신시장에 저렴한 요금제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바람을 일으켰던 알뜰폰 업계가 내년 이후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이 10년 넘게 5:3:2로 사실상 과점시장이었던 것을 알뜰폰 사업자들이 들어오면서 45:26:19:10 구조로 만들었다”며 “때문에 이통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는 등 변화를 촉진시켰는데 향후 알뜰폰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내년이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