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네트워크, 한국도 무르익었다"

아리스타네트웍스, 성장에 강한 기대감

컴퓨팅입력 :2015/10/09 05:24

데이터센터 스위치 전문업체 아리스타네트웍스가 내년 이후 한국에서의 성장에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스스로를 소프트웨어 회사로 자처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가치에 눈떠 자사 네트워킹 솔루션 시장 기회가 크게 열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고속이더넷 스위칭 분야에 주력하는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다. 지난 2004년 설립, 2008년 첫 제품 판매, 2010년 수익 전환,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등 과정을 거쳤다. 직원 규모는 세계 1천명 이상, 고객사 수는 3천여곳이다. 가트너가 '매직쿼드런트'에 3년전 신설한 '데이터센터네트워킹' 부문서 올해 5월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시스템즈와 나란히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리스타는 자사 경쟁력이 10, 25, 40, 50, 100기가비트이더넷(GbE) 등 여러 처리용량별 스위칭 솔루션 장비에 똑같이 탑재되는 네트워크 운영체제(OS), 'EOS'라는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강조했다. EOS는 무수정판 리눅스커널 기반으로 돌아가는 네트워크 자동화 관리 플랫폼이다. 자사뿐아니라 타사의 표준인터페이스로 연결된 모든 장비 상태를 실시간 파악해, 장애 대응이나 자가 복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필요 기능을 더하거나 솔루션과 통합시킬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도 제공한다.

아리스타가 데이터센터 스위치를 팔면서 굳이 소프트웨어 회사를 자처하는 이유가 뭘까. 시장 흐름이 이런 방향이란 이유다. 세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대이동하면서 프로그래밍을 수용하는(programmable) 개방적 네트워크OS가 필요해졌다. 네트워크 운영 실무자들은 이걸 인력과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복잡한 업무과정을 단순화하고 더 많은 장비와 대규모 인프라를 간편하게 관리할 열쇠로 바라본다는 게 아리스타의 관점이다.

유튜브에 등록된 아리스타네트웍스의 EOS 소개 영상 Arista Powers the Cloud with EOS 한 장면

아리스타는 자사 제품 사용자가 종속성 없는 고효율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제공되는 형태와 제원이 퍽 다양한데, 알맹이는 개방적인 요소를 품은 덕분이다. 그 장비의 두뇌는 브로드컴과 인텔의 상용칩을, 네트워크OS는 동일한 EOS 소프트웨어를, 라우팅 프로토콜은 표준 BGP를 쓴다.

이로써 업계선 독점적 칩, OS, 라우팅프로토콜을 쓰는 시스코와 대립항으로 자리잡았다. 아리스타는 시스코와의 대결구도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마크 포스 아리스타 글로벌 운영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첫 한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남긴 발언에서도 이런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아리스타와 시스코 솔루션간의 상호운용성도 제공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우리의 엔지니어링 전략은 오픈스탠더드 기반이다. 모든 툴을 오픈스탠더드로 만들어, 우리 기술파트너 회사와는 상호운용성과 통합을 지원한다. (반면) 경쟁사인 시스코는 그들 고유의 독점 기술을 갖고 고객을 종속되게 만든다. 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사는 그걸 원치 않는다. 스스로 네트워크 환경을 직접 제어하길 원한다. 시스코 제품 중에도 표준을 지원하는 장비는 아리스타의 제품과 상호운용 가능하다. 그래서 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시스코와 아리스타 솔루션을 함께 쓰기도 한다. 이들에겐 상호운용가능한 소프트웨어와 API를 제공하는 아리스타가 좋은 대안이다."

이날 아리스타 측은 국내서 처음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이력과 현황, 전략과 최근 시장 동향, 신제품 정보와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 등을 함께 전달했다. 현장에 참석한 본사 임원과 한국 지사장은 자사의 기회 확대를 예상해 투자를 구상 중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포스 부사장은 한국 시장과 관련된 질문에 "기존 핵심 성공사례를 만든 대형서비스사업자와 웹서비스제공업체가 한국에 많아 사업이 잘 될 것이라 본다"며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서비스회사와 하이테크 대기업 등 한국만의 유망 기업도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마크 포스 아리스타 글로벌 운영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조태영 아리스타네트웍스코리아 대표는 "엄밀히 말해 한국 시장은 세계 흐름을 따라가긴 하고 있지만 항상 시간적인 격차가 있어 왔다"며 "아직 국내 시장에서 성장을 예고할만한 단계에 이르진 못했지만 현장 인력들이나 마케팅 관점에서는 이제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내년중 급성장이라 표현할만한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 보고 있다면서도 그간의 회사 실적이나 내년 성장 목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조 대표는 이에 대비해 본사의 지원을 통한 마케팅 및 채널 역량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리스타와 글로벌 기술파트너간의 협력에 기반한 국내 성과도 내년중 기대해볼만한 대목이다.

아리스타는 가상화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 서버 및 스토리지 업체 HP와 본사 차원에서 손을 잡았다. VM웨어와는 네트워크가상화 기술인 'NSX'를 도입한 환경에서의 상호운용성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HP와는 그 컨버전스팀에 통합된 서버, 스토리지 장비 및 인프라 관리 소프트웨어 '원뷰' 솔루션에 아리스타의 소프트웨어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아리스타와 VM웨어, 양사 중역과 엔지니어링 팀, 세일즈 팀의 긴밀한 협력이 실행 단계다. 이로써 숫자를 말하긴 어려운 단계지만 여러 NSX 계약건 가운데 아리스타와의 협력 성과라 할만한 비중이 작지 않다는 게 아리스타 측 주장이다.

기술적으로는 4~5년전 VM웨어 가상화솔루션 ESX 관련 협력에서 시작된 파트너십이 이제 VM웨어 NSX 인프라에 아리스타의 vEOS 환경을 적용하는 단계에 와 있다. 거칠게 요약하면 VM웨어는 네트워크가상화 인프라의 윗단(오버레이)에서 돌아가는 가상화 오케스트레이션을 맡고, vEOS는 그 밑단에 통합돼야 하는 물리적 네트워크(언더레이)에 대한 단일 채널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에서는 어떨까? 최근 VM웨어코리아가 본사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NSX 기반 네트워크가상화 전략에 적극 나선 가운데, 아리스타코리아와의 협력도 이미 현업 단계에서 진행형이다.

조태영 대표는 "아직 시장이 성숙된 단계가 아니라 VM웨어코리아와 많은 케이스에서 협력한다고 공언하긴 어렵지만, 올해 4~5건 정도 중요한 계약에 함께 관여했다"며 "아직 결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고객들에 최상의 네트워크 가상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향으로 긴밀한 협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등록된 아리스타네트웍스의 EOS 소개 영상 Arista Powers the Cloud with EOS 한 장면

아리스타와 HP 본사간 협력은 지난 6월에 발표됐다. HP의 서버와 스토리지 장비를 탑재하는 컨버지드인프라 솔루션에 아리스타의 네트워크OS 'EOS'가 HP의 데이터센터관리툴 '원뷰' 소프트웨어와 통합되는 형태다. HP의 네트워킹 사업은 캠퍼스 네트워크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시장에 초점을 맞춘 아리스타와의 파트너십은 사업적으로 상호보완적 성격이 크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뭔가 일이 벌어지는 단계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다음달 분할 체제 출범을 앞둔 한국HP가 본사에서 몇달 전 발표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실무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컨버지드솔루션의 특성상 한국HP의 국내 채널 파트너들이 함께 움직여야하는 영역도 있다.

조 대표는 양사의 협력에 대해서는 "실제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초기 단계"라며 향후 발전시켜야 할 여지가 많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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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선 25, 50, 100GbE를 수용하는 데이터센터 스위치 신제품군으로 브로드컴 칩셋 기반의 아리스타7060X, 7260X, 7320X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역시 표준인터페이스를 통한 통합과 단일 EOS소프트웨어의 유연성과 효율성에 방점이 찍혔다.

이런 EOS 기반 스위칭 솔루션뿐아니라 지난 7월 가시성과 자동화에 초점을 맞춰 출시된 솔루션 '클라우드비전'의 특징과 최근 변화도 자세히 소개됐다. 클라우드비전은 단일 지점에서 분산 네트워크 자원 상태를 통합 관리하고 물리, 가상 워크로드 오케스트레이션을 지원한다. 여기에 하루 앞서 본사가 공개한 신기능 '매크로세그먼테이션서비스(MSS)'가 탑재됐다. 클라우드 환경을 겨냥한 서비스형 보안 기능으로 L2, L3, 네트워크가상화 프레임워크에서 동작하며 특정 업무에 방화벽과 애플리케이션딜리버리컨트롤러(ADC)가 동작하도록 구성 가능하다는 게 아리스타 측 설명이다.